국립외교원장 “김정은의 눈물, 북한 주민들에겐 ‘인간적인 신(神)’”

국립외교원장 “김정은의 눈물, 북한 주민들에겐 ‘인간적인 신(神)’”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0-10-12 10:53
수정 2020-10-1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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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 위해 눈물 흘리면서도… 손목엔 1400만원대 명품시계
인민 위해 눈물 흘리면서도… 손목엔 1400만원대 명품시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연설을 하던 중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이 착용한 손목시계(점선 안)가 1400만원대 스위스 명품 시계라는 주장이 나왔다. 고가의 시계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대상으로 이는 노동당 39호실 유럽 파견원이 김 위원장을 위해 밀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강경파 지도자들의 감성정치 유행 따른 것”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열린 열병식에서 눈물을 보인 연설을 한 것과 관련해 권위적인 지도자들의 ‘감성정치’ 유행을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한 주민들에게) 12번이나 고맙다고 얘기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세계 지도자들의 유행을 감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최근 스트롱맨(강경파 지도자)들이 강력한 권위주의를 보이는 것 같지만 그것 역시 ‘분노’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반대로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감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북한 주민들을 향해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은 ‘고맙습니다’ 한 마디뿐”이라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연설 도중 울먹이거나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드러냈다.

“백두혈통·철권통치만으로 주민 붙잡을 수 없다는 자각”김 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성주의가 사실 굉장히 이례적인 것 같지만 처음이 아니다. (서해상 공무원 피살과 관련해) 보낸 친서도 그랬고, 과거 중국 관광객들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에도 사과를 했다. 얼마 전에는 경제 5개년 계획의 실패를 자인하면서 ‘미안하고 고맙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감성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조류를 같이 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연설 도중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 “주민들이 최고 존엄으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김정은) 본인은 최고 존엄도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인간적인 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모습이 ‘김정은 리더십’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리더십은 김일성·김정일과 다른 모습으로, 김 원장은 “그렇게 다가가는 것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 소위 ‘백두혈통’과 ‘철권통치’만으론 주민들을 붙잡을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자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마주 잡는 날’ 언급에 “대화 제스처로 보는 것은 무리”김정은 위원장이 연설에서 남측을 향해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고 말한 데 대해 김 원장은 “구체적인 제안이 담기지 않았다”면서 “과잉 해석도 문제다. (해당 발언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대화의 제스처로 보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고 평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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