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경기 이천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경례를 하고 있다. 2020.9.25.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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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분위기 반전이 북한의 만행을 언급하지 않은 이날 문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사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기념식 참석 전에 통지문을 보고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오전에 열린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발표한 기념사에서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의문을 낳았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 원고를 막판에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데 그쳤다.
연설 전체에 ‘북한’이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위협’ 8번, ‘미래·안보·평화’를 각 6번, ‘코로나’를 4번 언급했다. ‘도발’이나 ‘만행’ 등의 단어도 포함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하루 전인 24일 청와대가 이번 사안을 ‘반인륜적 행위’로 규정하며 북한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한 것과도 사뭇 달랐기 때문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기념식 전 북측이 보낸 통지문을 받으면서 문 대통령의 기념사가 남북간 물밑 소통을 고려해 ‘톤 다운’한 메시지였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 북측의 통지문 전송을 발표한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국미의 기대에 부응하는 남북관계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최근 남북 정상 간 주고받은 친서 내용 전문까지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도 청와대 내부의 분위기 반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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