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개헌안 발의 D-1…靑 “‘국회합의 존중’ 원칙 변함없다”

文대통령 개헌안 발의 D-1…靑 “‘국회합의 존중’ 원칙 변함없다”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3-25 11:40
수정 2018-03-2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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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 난항 속 발의 절차 예정대로 진행법제처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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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개헌안 발의 시점으로 예고한 날짜를 하루 앞둔 25일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을 발의할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개헌안 발의 날짜를 예고하면서 촉구했던 여야의 합의가 이날까지도 좀처럼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대통령 개헌안을 발의하겠다는 애초의 계획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없어서, 나중에 여야가 합의한다면 모르겠지만, (개헌안) 발의 스케줄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야 합의를 존중하겠다는 뜻에서 발의 일자를 연장하면서까지 합의를 기다렸지만 끝내 제대로 된 개헌 논의를 시작도 못 하는 상황이 돼 (대통령 개헌안) 발의가 불가피하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는 애초 행정적 절차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한을 확보하고자 21일 발의를 검토했으나 국회 논의를 보장해 달라는 여당의 요청을 고려해 26일로 발의 시점을 늦춘 바 있다.

지난 22일에 전문이 공개된 대통령 개헌안은 현재 법제처에서 체계가 바로 잡혀 있는지, 법률적 오류는 없는지, 알기 쉬운 국어로 돼 있는지 등을 놓고 법률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애초 전문이 공개된 다음 날 법률 검토를 마치고 청와대로 송부될 것으로 보였으나 검토 작업이 길어지면서 그 시점이 25일 오후나 될 것으로 보인다.

2월에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가 개헌안을 만들 때 법제처 직원이 참여한 데 이어 특위로부터 자문안을 받은 청와대가 조문 과정에서도 수시로 법제처로부터 조언을 구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법제처가 검토의견과 함께 이를 송부하면 청와대는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이 검토의견을 보고 최종적으로 재가하면 이 안은 26일 오전 10시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된다.

국무회의에서 이를 의결하고 나면 대통령은 UAE 현지에서 전자결재로 국회 송부와 함께 대통령 개헌안의 공고를 승인한다. 이 개헌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동시에 관보에 게재됨으로써 법률적 의미의 공고가 시작되고 발의 절차도 완료된다.

이날 개헌안이 발의돼 국회로 넘어오면 ‘국회는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는 헌법 개정 절차에 따라 5월 24일로 의결 시한이 정해진다.

이 시한에 맞춰 국회 문턱을 넘는다면 문 대통령은 그 다음 날인 5월 25일에 국민투표일을 공고하게 된다.

국민투표법은 국민투표일과 국민투표안 공고를 투표일 전 18일까지 하도록 규정했다.

문 대통령이 개헌안 국민 투표 시점으로 공약한 6·13 지방선거일로부터 18일 전인 5월 26일이 토요일인 까닭에 이보다 하루 전에 국민투표가 공고될 수 있게 시간표를 짠 셈이다.

다만, 이러한 시간표는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었을 때 가능한 이야기다.

현재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는 것에 반대하는 한국당(116석)이 개헌 저지선(국회의원 3분의 1·현재 293석 기준 98석)을 확보한 만큼 대통령 개헌안의 국회 통과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청와대는 4월 임시국회에서 대통령이 개헌의 필요성과 당위성 등을 주제로 연설을 하는 것은 물론 여야 지도부를 국회로 초청해 대화하는 방안, 국회의장과의 면담이나 국회 헌정특위 위원들과의 간담회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 연설하는 방안을 참모들이 건의하자 문 대통령 역시 “좋은 생각이다”라며 “필요성과 시점을 잘 상의해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야권에서는 청와대의 이런 ‘개헌 드라이브’를 두고 ‘야당과 협치할 생각은 없이 대국민 홍보 쇼에 나서고 있다’는 취지의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는 그러나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된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여야 합의라면서 합의만 되면 이를 최우선으로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개헌안의 발의로 ‘개헌의 문’이 닫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열리는 것이라고 본다“며 ”남은 기간 여야가 합의해 개헌안을 마련한다면 이를 존중하겠다는 대통령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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