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진전 없이는 한계…민간교류 재개·군사회담 개최될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남쪽을 방문하고 평양에 귀환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고위급대표단과 만나 이들의 활동 내용을 보고받고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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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것과는 별개로 그간 막혀있던 체육·문화 등 민간교류가 활성화하고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비롯한 인도적 문제와 군사적 긴장완화 등의 이슈도 해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은 12일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고위급대표단으로부터 방남 결과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향후 북남관계 개선 발전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해당 부문에서 이를 위한 실무적 대책을 세울 데 대한 강령적인 지시를 주시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지시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는 우선 민간교류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는 진정으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원한다면 남조선의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하여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에 대한 실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해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민간단체의 대북접촉 신청은 총 243건으로, 올해 들어서만 50건에 이른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금까지는 올림픽 참가 문제로 남북이 모두 정신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민간교류가 활성화할 수 있다”면서 “특히 북측이 보류해 온 민간단체의 방북이 허용될지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원순 서울시장이 전날 고위급대표단에 평양시의 전국체전 참가와 경평축구 부활을 제안했다고 밝혀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지난 11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오찬에서 “경평축구를 다시 하면 좋지 않겠는가”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이 지난달 9일 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군사당국회담 개최도 조만간 가시화할 수 있다. 회담이 열리면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개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북한은 고위급회담에서도 우리의 이산가족 상봉행사 제안에 중국의 북한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의 송환 문제를 제기하며 응하지 않은 바 있다. 그렇지만 전반적인 남북관계 개선 흐름에 따라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기대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과거처럼 경제협력 등까지 활성화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번에 남북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여러 교류를 추진하면서 확인했듯 다양한 층위의 대북제재가 겹겹이 쌓여있어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한 관계 복원에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고한 ‘남측 의중’과 ‘미측 동향’의 내용이 주목된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고위급대표단에 여러 계기에 비핵화에 진전이 없는 한 남북관계의 본격적인 회복은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와 관련한 내용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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