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전할 ‘김정은 메시지’ 관심…북핵문제 변화없이 관계발전 한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9일 방남한다.김영남(왼쪽)·김여정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북남관계를 개선해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 한다”고 밝힌 지 40일 만에 작년 연말까지만 해도 누구도 쉽게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의중을 누구보다 꿰뚫고 있을 김여정이 2박 3일의 방남기간 누구를 만나 어떤 메시지를 내놓느냐에 따라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어떻게 전개될지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위원장이 여동생을 보낸 만큼 일단은 긍정적인 메시지가 주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10일 오찬 등의 기회를 통해 친서나 구두메시지를 전달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는 백두혈통의 파견은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도 상당한 부담”이라며 “그만큼 신년사에서 밝힌 대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위급 대표단이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북한은 자신들의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식(9월 9일)에 남측의 대표단 파견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를 “우리 인민이 공화국 창건 70돌을 대경사로 기념하게 되고 남조선에서는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하여 북과 남에 다 같이 의의 있는 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고유환 교수는 “김여정은 김정은 특사로서의 성격도 있다”면서 “우리도 답례 성격의 특사를 보내 북한의 진의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이번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 의지를 꺾지 않는 이상 남북관계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기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은 전날 열린 ‘건군절’ 열병식에서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와 ‘화성-15’를 등장시키며 핵능력을 과시했다.
지금과 환경이 다르긴 하지만 지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당시로선 북한의 최고 실세 3인방(황병서·최룡해·김양건)이 깜짝 방남했을 때도 남북 간 화해 무드가 펼쳐지나 했지만 그 분위기가 얼마 가지 못한 전례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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