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통수석 입장 발표…“단일팀 구성 우려 등 귀담아듣겠다”“얼마전까지 전쟁위기 고조되던 한반도 긴장완화…구글 ‘평창’ 검색 늘어”“北 참가, 미래 위한 투자…현 야당도 AG 여자축구서 북한팀 응원”
청와대가 보수야당 등을 중심으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에 대한 비판여론 확산에 주력하는 데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국민의 우려와 지적은 충실히 귀담아듣겠다며 ‘공감과 경청’을 강조하는 태도를 취했다.야권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단일팀 구성 등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을 방치하면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이후 국정운영에도 부담이 되리라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20∼30대 연령층 일부에서 야권과 보수층의 목소리에 동조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청와대가 느끼는 부담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7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에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40.5%, 태극기·인공기를 각각 들어야 한다는 응답은 49.4%였다.
4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태극기와 인공기를 각각 들어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고자 하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과 어긋날뿐더러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자칫 여론의 분열을 초래할 수도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청와대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21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입장문을 내고 국민에게 직접 호소했다.
윤 수석은 먼저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비판적인 여론도 받아 안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윤 수석은 “북한의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놓고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모두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라는 진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고 귀담아듣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단일팀 구성에 합의한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점도 약속했다.
이는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땀 흘린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 나가지 못한다는 점 때문에 ‘공정’과 ‘정의’라는 원칙이 훼손됐다는 비판을 제기해 온 젊은 층의 민심을 다독이는 대목으로 읽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미 지난 18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단일팀 구성이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는 지적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수석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이 장기적으로는 미래세대에도 도움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윤 수석은 “국제적인 신용평가 회사들은 남북 분단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한다”며 “한반도 긴장완화는 우리 경제에도 더욱 긍정적 신호를 줄 것이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미래를 위한 투자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앞당길 것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윤 수석은 “(북한의 참가로) 평창올림픽이 남북한 화해를 넘어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불과 한두 달 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가 전쟁의 위험으로 치달았지만 당장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적어도 올림픽 기간만큼은 평화가 보장될 수 있게 됐다는 게 윤 수석의 설명이다.
국제 사회가 ‘평화 올림픽’ 분위기를 지지한다는 것도 북한의 참가가 한반도 긴장완화에 기여한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윤 수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대화를 100% 지지한다”고 말하며 대회 기간 어떤 군사행동도 고려하지 않겠다고 한 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북한의 참가를 지지한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
뿐만 아니라 대회가 가까워질수록 구글에서 ‘PyeongChang’, ‘PyeongChang Olympic’, ‘Korea Olympic’ 등의 검색량이 급증한 것은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평창 올림픽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흥행을 확신하게 한다고 윤 수석은 밝혔다.
청와대는 북한과 일본의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결승전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이 ‘우리는 하나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북한을 응원했다며 보수층을 향해서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협조를 당부했다.
윤 수석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원치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다고 믿고 있다”며 “평창올림픽이 성공할 수 있게 야당과 언론도 힘을 모아 달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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