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을 받는 전병헌(59)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25일 기각됐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의 전직 비서관들과 한국e스포츠협회 간부를 잇달아 구속하며 수사의 속도를 높여왔지만, 정작 의혹의 정점에 있던 전 전 수석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엔 실패했다. 검찰은 “기각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전날 오전 전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가진 뒤 이날 새벽 “피의자의 범행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면서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낮고 피의자가 도망칠 염려가 크지 않은 점을 종합하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수사를 이끌어 온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영장 청구를 기각한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보강 수사해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전 전 수석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정에 출석하면서 “검찰에서 충분히 소명했는데도 이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사실 납득하기 어렵다”며 여전히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특별한 곡절이 있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실질심사에서 최선을 다해서 다시 한 번 소명하고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른바 ‘적폐’ 수사로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와 구속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권 핵심 인사인 자신이 여야 균형 맞추기 차원에서 억울하게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이라는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전 전 수석은 뇌물 수수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부터 “어처구니 없다”면서 “비서관들의 일탈”이라고 철저히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전직 보좌진들과 e스포츠협회 간부들이 잇달아 구속되면서 전 전 수석은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하고 정무수석에서 물러났다.
전 전 수석은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자신이 회장과 명예회장을 지낸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 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던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과정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로부터 방송 재승인을 앞두고 전 수석을 만나 “e스포츠협회를 챙겨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한 검찰은 전 전 수석이 청와대에 재직하면서도 e스포츠협회 간부들을 정무수석실로 불러 보고받고, 기획재정부에 예산 20억원을 협회에 배당하게끔 요구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부 예산을 e스포츠협회에 제공하게 된 과정에 (전 전 수석이) 개입한 과정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제공받은 500만원대 기프트카드를 가족이 쓰게 하거나 수백만원대의 제주도 고급 리조트 숙박을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앞서 검찰은 전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인 윤모씨와 김모씨, 그리고 브로커 배모씨와 협회 간부 조모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롯데홈쇼핑에서 받은 후원금 일부를 자금세탁해 빼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l.kr
박윤슬 기자 seul@seoul.cl.kr
수사를 이끌어 온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신봉수)는 이날 영장 청구를 기각한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보강 수사해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전 전 수석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정에 출석하면서 “검찰에서 충분히 소명했는데도 이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사실 납득하기 어렵다”며 여전히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특별한 곡절이 있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실질심사에서 최선을 다해서 다시 한 번 소명하고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른바 ‘적폐’ 수사로 전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와 구속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권 핵심 인사인 자신이 여야 균형 맞추기 차원에서 억울하게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이라는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전 전 수석은 뇌물 수수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부터 “어처구니 없다”면서 “비서관들의 일탈”이라고 철저히 선을 그었다. 그러나 전직 보좌진들과 e스포츠협회 간부들이 잇달아 구속되면서 전 전 수석은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하고 정무수석에서 물러났다.
전 전 수석은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자신이 회장과 명예회장을 지낸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 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던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과정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로부터 방송 재승인을 앞두고 전 수석을 만나 “e스포츠협회를 챙겨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기도 했다.
또한 검찰은 전 전 수석이 청와대에 재직하면서도 e스포츠협회 간부들을 정무수석실로 불러 보고받고, 기획재정부에 예산 20억원을 협회에 배당하게끔 요구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부 예산을 e스포츠협회에 제공하게 된 과정에 (전 전 수석이) 개입한 과정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전 전 수석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제공받은 500만원대 기프트카드를 가족이 쓰게 하거나 수백만원대의 제주도 고급 리조트 숙박을 제공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앞서 검찰은 전 전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인 윤모씨와 김모씨, 그리고 브로커 배모씨와 협회 간부 조모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롯데홈쇼핑에서 받은 후원금 일부를 자금세탁해 빼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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