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미중 외교장관회담 때 중국에 대북영향력 행사 강하게 촉구
악수하는 미·중 외교장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18일 오후 베이징(北京)에서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북핵 위협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2017-03-18 사진=AFP 연합뉴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지난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간의 회담 등 계기에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북한의 도발이 계속될 경우 역내 ‘방위태세’(defense posture) 강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중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입장에서 동북아에서의 방위태세 강화는 결국 대북 억지력 확보 차원에서 이뤄지는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의 핵추진 항모 등 전략무기의 배치·파견 확대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국의 부상에 맞서 미국이 추진한 ‘아시아로의 회귀’ 기조와 일맥상통하는 것으로서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전략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대목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국책 연구기관의 미국 전문가는 “미측이 역내 방위태세 강화를 언급했다면 그것은 북한이 도발을 멈추지 않으면 대북 군사적 압박을 더 강화하겠다는 취지인 동시에 중국에 대한 압박 수단일 것”이라며 “미국의 최근 국방정책에 비춰 볼 때 주한·주일미군 증강 배치 측면보다는 동해로의 핵항모 파견 등 전략무기 파견 강화를 염두에 두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한 외교 소식통은 “지난 6일 마닐라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회담함으로써, 한때 단절되다시피 했던 북·중간 소통 채널이 일부 복원된 셈”이라며 “중국이 대북 소통 채널을 통해 북한에 도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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