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우병우 라인’ 질문에 文 “우병우 사단 실체는 잘 몰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4일 개최한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논하는 과정에서 여야 모두가 민감해 할만한 ‘정치적 뇌관 이슈’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여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 ‘우병우 라인’ 논란이나 이명박 정부 때의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재조사가 개혁의 일환이 될 것이라며 문 후보자의 입장을 물었다.
반면 자유한국당·국민의당 등 야당은 현재 진행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이나 과거 여권 인사가 상당수 연루됐던 ‘성완종 리스트’ 사건 등을 도마 위에 올리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우병우 라인’이 검찰에 살아있어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 부분이 철저하게 수사되고 조사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검찰이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 환골탈태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이렇게 조직을 망치고 집권자인 국민이 부여한 검찰권을 악용해 사리사욕에 이용한 사람은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문 후보자는 ‘우병우 라인’을 아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우병우 사단의 실체를 잘 모른다”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다만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수사를 받던 중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포착돼 ‘황제 수사’ 논란이 일었던 부분에 대해 “그 사진 하나로 많은 것들이 보여졌다. 그 사진 때문에 저를 비롯한 많은 검사가 얼마나 가슴 아파하고 상심했는지 묻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라며 세간의 비판에 동감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 의하면 이명박 정부 때 추진됐던 4대강 사업이나 방위사업, 자원외교 등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79.5%로 압도적이었다”면서 재조사 의향을 물었다.
이에 문 후보자는 “그동안 여러 번 조사하고 수사도 하고 기소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총장이 된다면 새롭게 수사할 단서가 있는지 보고, 그동안 추가로 모인 자료가 있는지 살펴 적절히 조처를 하겠다”라고 답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주 4회 재판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만약 간첩사건이 있어 간첩을 일주일에 4번 재판하면 어떻겠나. 우리나라의 그 많은 좌파단체들이 가만 있겠느냐”라면서 “지금 전직 대통령이 간첩보다도 못한 존재라는 것이냐”라고 반발했다.
또 대법원이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비롯해 주요 사건의 1·2심 재판에서 TV중계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서도 “TV 생중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다”면서 “이는 형사재판까지도 여론재판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과거 문 후보자가 수사를 맡았던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해 “한마디로 ‘친박(친박근혜) 무죄·비박(비박근혜) 유죄’라고들 정의한다”라고 꼬집었다.
이후 한국당 윤상직 의원도 성완종 리스트 수사결과에 대한 문 후보자의 자평을 묻자, 문 후보자는 “당시 현직 국무총리를 대상으로 수사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면서 “당시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아직 의혹이 다 사라지지 않은 것을 보면서 제가 어떤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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