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식 감성 연설” 평가
절박성·시급성 등 용어 사용고용 상황 심각한 위기 강조
“실직과 카드빚으로 근심하던 한 청년은 부모에게 보낸 마지막 문자에 이렇게 썼습니다. ‘다음 생에는 공부를 잘할게요’.”
호국보훈의 달 상징 배지 달고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을 통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당부하고 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A씨는 고교 졸업 후 극심한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반도체 회사에 취업했지만 오래 다니지 못했다. 수백만원의 빚을 내 해외 배낭여행을 다녀왔다가 돈 문제로 부모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그 보도를 보며 가슴이 먹먹했던 것은 모든 의원님들이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가 있다고 해서 행복한 것도 아니다”면서 “부상당한 소방관은 동료들에게 폐가 될까 미안해 병가도 가지 못한다. 며칠 전에는 새벽에 출근한 우체국 집배원이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문재인식 감성 연설’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절박성’, ‘시급성’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고용 상황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세수 실적이 좋아 증세나 국채 발행 없이도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면서 “이렇게 대응할 여력이 있는데도 손을 놓고 있다면 정부의 직무 유기이고 우리 정치의 직무 유기가 될 것”이라며 국회를 압박하기도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청문 대상 내각 후보자들의 임명과 관련한 국회 협조를 공개적으로 요청하진 않았다. “정부는 비상시국에 인수위 없이 출범한 상황에서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조속히 국정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을 부탁드린다”고만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나 정부조직법 개편안까지 이야기하면 시정연설의 논점을 흐릴 수 있다고 봤다”면서 “추경에만 집중하는 게 국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2017-06-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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