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국방부, 의도적으로 사드 보고 누락”

靑 “국방부, 의도적으로 사드 보고 누락”

입력 2017-05-31 10:44
수정 2017-05-3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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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초안에 있던 내용 국방부 강독과정서 삭제” “인지 후 안보실장이 국방장관 따로 만나 물었으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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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3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사드 추가반입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 05. 31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3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사드 추가반입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7. 05. 31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국방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고 누락 파문과 관련해 애초 청와대에 보고할 문건에서 관련 내용을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는 어제 국방부 정책실장 등 군 관계자 수 명을 불러 보고누락 과정을 집중조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수석은 “조사 결과 국방부 실무자가 당초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는 ‘6기 발사대 모 캠프에 보관’이라는 문구가 명기돼 있었으나 수차례 강독 과정에서 문구가 삭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부분은 피조사자 모두 인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제출한 보고서에는 ‘6기’ ‘캠프명’ ‘4기’ ‘추가배치’ 등 문구 모두가 삭제됐고 두루뭉술하게 한국에 전개됐다는 취지로만 기재됐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추가반입된 사드 4기 사실을 인지한 경위와 관련, 윤 수석은 “지난 26일 안보실장이 국방부 정책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나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어 이상철 1차장이 보고가 한참 끝난 뒤 보고에 참석했던 관계자 한 명을 자신의 사무실로 따로 불러 세부 내용을 하나하나 확인하던 중 사드 4기의 추가배치 사실을 최초로 인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이 차장은 27일 이런 사실을 안보실장에게 보고했고 정 실장은 28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오찬을 하며 ‘사드 4기가 추가로 들어왔다면서요’라고 물었으나 한 장관은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했다”며 “정 실장은 29일 문재인 대통령께 보고했고 대통령은 30일 한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의 운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드 배치가 국민도 모른 채 진행됐고 새 정부가 들어서 한미 정상회담 등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임에도 국방부가 이런 내용을 의도적으로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26일 오후 3시부터 4시 30분께까지 이어진 국방부 정책실장의 청와대 보고 직후 이 차장이 한 분에게 따로 남으라고 얘기했고, 이후 다른 두 개의 보고 이후 오후 7시 30분께 세부 확인을 하나씩 하다가 추가 반입된 사실을 최초로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방부의 최초 보고서 내용은 기밀이라 공개가 어렵고 다만 그 내용을 볼 때 보고를 들은 분이 추가 반입에 대해서는 인지가 어려웠다”며 국방부가 애초 보고서에서 관련 부분을 삭제한 경위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한 뒤 안보실은 국방부 정책실장이 보고한 것과 달리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 내용이 담긴 새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 뒤 보름간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했던 김관진 전 청와대 안보실장의 보고누락에 대한 조사 여부와 관련, 그는 “조사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국방장관이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사드 반입을 보고할 의무가 있는지에 대해 이 관계자는 “한 장관은 이전에 사드와 관련한 모든 내용을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보고했으리라 생각하고, 그 내용은 당연히 보고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21일 안보실장 임명 후 곧바로 사드 관련 내용 파악 지시를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안보실장이 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어떤 보고가 있을 것으로 기다리셨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전 안보실장도 있었고 국방장관도 지금 계신 상황에서 보고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사청문 정국에서 민감한 사안을 공개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관계자는 “인사청문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공개하고 국민이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드 배치 과정을 국민에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이미 배치된 상황이고 국민이 그 내용을 알고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한미 간 진행되는 협의나 합의라는 게 절차적으로 기밀일 수 있겠지만 그게 국민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공개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그는 “보고누락 문제도 국민에게 비공개했다고 해도 새 정부에 누락돼 보고됐다는 부분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문과 관련한 조사범위에 대해 이 관계자는 “범위는 어떤 과정에서 어떤 경위로 누가 이런 결정을 했는지에 들어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기존 사드 배치 절차가 영향을 받을지에 대해 그는 “절차는 조사 내용과 별개”라고 말했다.

조사 기간에 대해 그는 “범위와 내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고, 관련자 인사 조처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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