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인사 궁지 몰리면 공격수로…부처 업무보고 땐 시어머니役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청와대가 직접 나서기 껄끄러운 일을 대신 도맡아 처리하며 문재인 정부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청와대가 궁지에 몰렸을 때는 ‘공격수’를 자처하는가 하면 국정운영 로드맵 마련을 위해 정부 부처를 상대로는 혹독한 ‘시어머니’ 노릇을 하는 것이다.국정기획위는 지난 26일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일자리 정책을 정면 비판하자 예고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강하게 비판했다. 브리핑이 있은 후 3시간여가 지나고 나서 청와대는 경총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발표했다. 청와대가 국정기획위를 통해 먼저 사전 경고를 날린 셈이다. 28일 국정기획위는 새로운 고위공직자 임용 기준과 인사청문회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5대 인사원칙 위배 논란으로 궁지에 몰리자 이번에는 논란 잠재우기에 나선 것이다.
정부부처 업무 보고에서는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며 군기를 잡고 있다. 새 정부의 국정 철학에 맞게 부처들이 움직이게 하려면 초반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 때문에 국정자문위의 역할 비중이 당초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고위공직자 인사기준안 마련 TF, 재정기획수립TF 등이 줄줄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국정기획위 안에 김진표 위원장을 비롯해 박광온 대변인, 김경수 의원, 홍종학 전 의원 등 문재인 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회 주요 인물들이 포진해있어 청와대와 직접적인 교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7-05-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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