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비용’ 논란 진정에 국방부 안도…내년 방위비협상 촉각

‘사드비용’ 논란 진정에 국방부 안도…내년 방위비협상 촉각

입력 2017-04-30 16:12
수정 2017-04-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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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드비용 한국 부담’ 발언에 따른 파장이 30일 백악관 측의 공식 해명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한때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국방부 관계자들도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안보 비용의 수혜자 부담 원칙’이라는 기본 인식이 다시 한 번 드러난 만큼, 안보 부담을 둘러싼 논란은 언제든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남게 됐다.

청와대는 이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화통화를 하고 사드의 전개와 운영유지 비용은 미국 측이 부담한다는 기존 합의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10억달러(약 1조원1천300억원)에 달하는 사드 배치 비용은 미국 몫이라는 원칙을 한미 양국이 다시금 확고히 한 것이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먼저 통화를 요청해 설명한 정황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로이터통신, 워싱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연거푸 내놓았던 발언은 일단 사실관계를 모르고 내놓은 ‘실언’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통화 내용이 알려지자 그동안 미국 측과 사드 배치 문제를 긴밀히 협의해온 우리 국방부 당국자들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한국 측이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미국 측은 사드 전개와 운영유지 비용을 부담한다는 입장을 누누이 밝혀왔다.

사드 배치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문제는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와 함께 사드 배치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 쟁점이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돌출 발언으로 국방부는 매우 난처한 입장에 내몰렸다.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뒤통수를 맞았다고 꼬집기도 했다.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에게 정부 입장을 직접 전달한 것과 별도로 국방부 당국자들도 미국 측에 우리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 발언’ 파문은 가라앉고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다양한 방식으로 한국 측에 안보 비용을 더 내라고 요구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맥매스터 보좌관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일반적 맥락 수준’이라고 해명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

사드 배치 비용을 한국 측이 부담할 필요는 없지만, 넓은 의미의 안보 비용에 관해서는 한국의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에 본격적으로 진행될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측이 1조원에 달하는 사드 배치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내세워 한국 측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올해 9천507억원에 달하지만, 내년부터는 1조원을 훌쩍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측이 부담하는 한미 연합훈련 비용도 대폭 늘어날 수 있다.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측에 미국산 무기 도입 규모를 늘리라고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06년부터 작년 10월까지 한국이 구매한 미국산 무기는 36조360억원 어치로, 지난해 전체 국방비 예산(38조원)에 육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미국 대선 기간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이 주한미군 인건비의 절반을 부담하는 데 대해 “100% 부담은 왜 안되냐”고 반문하는 등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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