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차관 “美,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할 수 있을 것”

외교차관 “美, 北 테러지원국 재지정할 수 있을 것”

입력 2017-02-23 14:49
수정 2017-02-2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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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사건으로 동력 생길 것…정부, 미측과 협의 추진”“국제사회에서 강력한 대북조치 위해 양자·다자협의 진행”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은 김정남 암살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 차관은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는 국제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나 구체적으로는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차관은 “올 초부터 미 하원에는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태”라며 “이런 상태에서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이 발생해서, 말레이시아 당국에서 관련 사실을 완전히 평가해서 발표하게 되면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 의회 차원에서 새로운 동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차관은 이어 “당연히 한국 정부로서도 미측과 필요한 협의를 하고 상황에 따라서 저희가 할 수 있는 협의를 주도적으로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대한항공(KAL)기 폭파사건(1987년 11월) 이듬해인 1988년 1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렸으나,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북한과의 핵 검증 합의에 따라 2008년 11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의 진전과 테러지원국 문제는 별개였지만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협상에 탄력을 붙이기 위해 정치적으로 내린 결단이었다.

그 후 북한이 북핵 합의를 깨고 핵무장으로 질주하는 동안 미국 내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론이 제기됐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핵무기 개발과 직접 연관이 없는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하지 않았다.

임 차관은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규탄 등 국제사회에서의 강력한 대북 조치를 취하기 위해 양자 및 다자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외교부는 오는 27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34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에서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을 지적하며 김정남 피살 사건을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안총기 외교부 제2차관이 참석한다.

임 차관은 말레이시아 경찰이 사건 연루자로 지목된 북한대사관 현광성(44) 2등 서기관에 대한 강제 구인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외교관 면책 특권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인도를 요구하면 그것 자체가 상당한 외교적 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러한 압력의 결과로 체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김정남의 신변을 보호하지 않은 것이냐는 자유한국당 윤영석 의원의 질문에는 “자세한 사항을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드러난 사실은 이번에 쿠알라룸푸르에서 김정남이 아무런 보호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사건을 당했기 때문에 말씀하신 추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 차관은 중국이 지난 18일 북한 석탄 수입 잠정 중단을 발표한 것과 김정남 피살이 관계가 있다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사건 발생이 13일이고 언론에 알려진 것은 14일”이라며 “중국이 석탄 금수 조치를 결정하려면 나름의 정책 결정 과정 시간이 필요하다. 직접적 연관성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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