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대토론회서 ‘자아비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인적청산의 우선 대상으로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정조준할 태세다.특히 친박계의 조직적 반발 속에 상임전국위 추인을 받고 10일 첫 출범한 인명진 비대위 체제는 당 쇄신의 최우선 과제로 인적청산을 꼽고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이 변모하기 위해서는 인적청산이 핵심이고 첫걸음”이라면서 “상임전국위 무산 사태만 봐도 서·최 의원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당원이나 국민 사이에서 이견이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이어 “그렇다고 해서 홍위병처럼 할 수는 없으며, 당의 미래를 위해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의 판단을 하는 게 비대위의 임무”라고 밝혔다.
인 비대위원장의 표현대로 ‘절제된 인적쇄신’을 통해 친박계 전체를 적으로 돌리지 않고 인적청산의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종의 ‘디바이드 앤 룰’(divide and rule) 전략이다.
인 비대위원장은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설 연휴 전에 출당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국민이 그렇게 말씀하시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정우택 원내대표 역시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및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인적쇄신과 정책쇄신에 속도를 내면서 당 혁신을 책임감 있게 할 것”이라고 인 비대위원장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우선 당 지도부는 서 의원이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당 윤리위를 구성해 ‘해당행위’ 항목을 들어 징계를 검토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서 의원 측이 6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상임전국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압박하고, 일부 위원들은 회의장에서 강제로 이석 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무산시키려 한 증거를 포착하고 법적 대응도 검토 중이다.
당헌·당규상 징계 사유인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당명에 불복하고 당원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당의 위신을 훼손했을 때’ 등의 조항을 용하겠다는 것이다.
인적청산은 전날 상임전국위에서 추인된 5명의 비대위원을 중심으로 추진키로 한 것도 친박계의 조직적 반발에 부딪히기 전에 조속히 처리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당 지도부는 비대위원을 추가할 계획이지만 학부모나 중소자영업자 등 일반 국민을 선발해 민생 정책을 발굴하고, 일부는 사회 원로급 인사를 영입해 고문 역할을 맡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는 11일 오전 10시부터 8시간 동안 일산 킨텍스에서 국회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 사무처 당직자 등 총 500여명이 참석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한 것도 인적청산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반성·다짐·화합’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는 ‘국민 쓴소리 경청’ ‘반성·다짐 릴레이’ 시간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에 책임이 있는 집권여당으로서의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게 당 지도부의 의지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