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文보다 확장력 있고 거부감 없다…야권 하나로 묶는데 유리”
박원순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시청 신청사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대선 등에 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장실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남북관계에 진전이나 발전을 이룩하지 못한 것은 굉장히 무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반 전 총장을 비판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내가 후보가 되면 야권을 하나로 묶는 데 훨씬 더 유리하다. 문 전 대표에 비해 내가 본선 경쟁력이 더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문 전 대표와 친문진영을 향해 ‘패권주의’, ‘사당화’, ‘적폐 청산의 대상’ 등의 어휘를 사용해 비판하고 있는 데 대해선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이 말하는 내용에는 야당이 기득권에 안주하고 무능한 데 대한 실망도 담겨 있다“며 ”분당까지 하게 된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
--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반 전 사무총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 외교고문이 딱 맞는 직책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회에 요청해 위촉하겠다. 그게 국가에 가장 큰 헌신이다.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남북관계에 아무런 진전이나 발전을 이룩해내지 못한 것은 굉장히 무능하다는 것을, 혹은 그런 의지가 없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국정은 외교관계도 중요하지만 복잡다단한 국민 삶을 책임지는 일이다. 그런 일을 안 해 본 분이 (대통령을) 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향후 반 전 사무총장의 성취와 활동을 엄정하게 검증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또 촛불정국을 맞을 수 있다.
-- 바른정당과 연대 가능성을 생각해본 적 있나.
▲ 연대할 대상이 아니다. 비박연대 분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헌정유린과 국정농단에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 당을 뛰쳐나와 새로운 당을 만들어도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문제에 대해서도 찬성했다가 다시 반대하는데, 정치적 이해를 고려하는 철면피 같은 행동이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 개헌과 관련,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자는 의견을 피력했는데.
▲ 개헌은 국민으로부터 해체를 요구받고 있는 새누리당의 생명연장 수단으로써 이용돼서는 안 된다. 1987년 체제를 바꾸는 건 동의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부족하다. 여야의 정파적 합의가 아닌 국민적 합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후보들이 자신의 공약에 개헌 스케줄과 방향을 담는 것이 좋겠다.
-- 그렇다면 박 시장이 생각하는 개헌 시기는.
▲ 2019년이 우리나라 임시정부의, 대한민국 건국의 100주년이 되는 해다. 2019년까지 개헌하고, 2020년에 총선과 대선도 다시 하자. 그러면 진정한 새로운 100년의 대한민국이 시작된다.
-- 민주당 내에서 국민의당과 통합논의가 나온다. 대선에서 연대해야 하나.
▲ 분란이 계속 일어난다. 뿌리가 같았으니 통합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다만 야당이 통합하거나 연대하면 확실한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 정의당까지 모든 야권이 하나가 돼서 단일화 후보가 돼야 한다. 그 점에서 문 전 대표는 좀….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를 절대 지지 못하겠다는 것 아닌가. 승리가 담보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저는 외연이랄까 유연성, 확장력이 있다고 많은 사람이 평가한다. 큰 거부감이 없으니까, 후보가 되면 야권을 하나로 묶는 데 훨씬 더 유리하다. 본선에서의 경쟁력은 더 있을 수 있다.
--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적폐 청산’ 대상이라고 강도 높게 발언했는데.
▲ 촛불집회를 통해 국민이 말하는 내용에는 국정의 한 책임을 진 야당이 기득권에 안주하고 무능한 데 대한 실망도 담겨 있다. 외연 확장이 안 된 것은 물론 분당까지 하게 된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 것이다. ‘개헌 보고서’로 드러났듯 당내 패권적 정치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의 대주주로서, 당 대표로서 주도적 역할을 한 문 전 대표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문 전 대표 지지자들의 ‘폭탄메일’을 받아 봤나.
▲ (문 전 대표를 비판한 내용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 1천200개가 달렸다(웃음). 저는 ‘18원’ 후원금은 받아본 적 없다. 아직 후원회가 없으니.
--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받은 것은 없나.
▲ 체크를 못 해봤다. 지난번 당 대표나 최고위원 선거에서 당해본 사람들은 ‘당에 패권이 있다’며 패권주의 경향을 대단히 우려한다. 총선 이후에 이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 시장직 유지한 채로 대선후보 경선에 임한다고.
▲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일단 (대선까지) 시간이 짧아졌다. 대체로 4월 정도로 얘기를 하는데, 저로서는 여러가지 저로서는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다. (경선에 본격 돌입하면) 시장직을 갖고도 물론 휴가를 많이 내야 할 것이다.
-- 이재명 성남시장과 친분도 있고 정치적으로도 통하는 듯하다. 경선에서 연대할 계획이 있나.
▲ 누구와도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정파적이거나 당파적인 연대가 아니고 가치와 이념에 기반한 연대여야 한다. 이 시장과 제가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상당히 있다. 과거 시민운동도 같이했다. 특히 민생, 개혁성에 많은 공감대가 있어서 그럴 (연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모바일투표가 경선 룰의 쟁점인데.
▲ 지난 경선 때 손학규 전 대표가 모바일투표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나. 당내 경선이기는 하지만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본선을 염두에 둬야 한다.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받아낼 수 있는 룰에 대해 쉽게 합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홍보가 부족하지 않나.
▲ 국민이 잘 모른다. 제가 홍보를 잘 못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3을 일하고 7을 홍보했다던데. 저는 일한 것 99에 홍보 1이나 되나. 국민이 알아줄 것이다.
-- 대선 캠프 설치 계획은.
▲ 여러 지지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