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주류, 주류와의 전면전
16·20·21일 주요 고비로… 유승민 “지금 탈당 생각 없다”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3일 탈당 및 중도보수 신당을 창당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주류와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비주류의 좌장 격인 김 전 대표가 사실상 탈당 직전의 단계에 와 있음을 알리는 초강수를 둔 만큼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동력에 따라 비주류의 집단 탈당, 나아가 정계개편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에서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부터 장제원·나경원·김무성·강석호·주호영·구상찬·이혜훈 의원.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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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히 친박계를 향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정치적 노예들”이라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건전한 비판도 배신이란 딱지를 붙여 금기시하는 노예근성이 결과적으로 대통령도 죽이고 당도 죽였다”고 비판했다. 주류가 탄핵을 주도한 김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에 대해 출당 조치에 들어가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대통령 위에 헌법이 있고 국민이 있다는 정치의 기본을 망각한 처사야말로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못박았다.
사실상 ‘시간 문제’로 여겨지는 김 전 대표의 결단에 동참할 세력이 얼마나 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김 전 대표는 “지금 숫자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현역 의원들의 이탈 규모가 곧 신당 창당의 동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특히 원내 교섭단체 구성 기준인 20명 이상이 돼야 힘을 굳힐 수 있다. 간담회에 동석한 황영철 의원은 “저희가 나가게 되더라도 의원 숫자가 적어도 30명 이상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시점이 관건이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비상시국회의에서도 결국은 분당을 피할 수 없겠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하지만 대다수 의원들이 “우선은 당에 역량을 집중하자”며 당장 탈당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총선이 아직 멀리 남아 있다 보니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김 전 대표도 일단은 “탈당한다는 얘기는 굉장히 괴롭고 힘든 결정”이라면서 “일차 목표는 새누리당을 새롭게 만드는 것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주류 내부에서는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와 20일 박 대통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발표, 21일 이정현 대표의 사퇴 등이 주요 기점으로 꼽힌다.
비주류의 또 다른 중심축인 유승민 의원도 중요한 변수다. 유 의원이 이탈에 합류하면 더욱 폭발적인 영향력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유 의원은 이날 “저는 당 안에서 당 개혁을 위해서 끝까지 투쟁해야 하고 탈당은 늘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서 “지금은 탈당 생각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6-12-1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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