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탄핵보단 예측가능한 퇴진” 친박·협상파의 ‘역공’

“불안정한 탄핵보단 예측가능한 퇴진” 친박·협상파의 ‘역공’

입력 2016-12-01 13:16
수정 2016-12-0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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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절차는 언제 끝날지 몰라…탄핵은 文 대선전략” 논리 당내 먹혀

새누리당이 1일 ‘내년 4월퇴진·6월대선’이라는 당론을 채택한 것은 친박(친박근혜)계와 협상파를 중심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오히려 정국 불안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논리가 통한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정적인 정권 이양과 최소한의 대선 준비기간 확보를 위해 탄핵 심판의 종료 시점과 비슷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가장 합리적이라는 일정”이라면서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예측 가능하도록 국민에게 중요한 정치일정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는 “사실상 하야 선언을 한 마당에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탄핵 절차에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친박계 한 핵심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는 헌법재판소가 노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만 판단을 내리면 됐기 때문에 일찍 끝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경우는 얽힌 당사자가 많아 전부 불러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의원은 “그러면 여름이 될때까지도 탄핵에 대한 결정이 나지 않을 텐데 그동안 국내 상황은 더욱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당 일각에서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강경론이 대선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전략이라는 인식도 확산하는 분위기여서 당내 비주류 탄핵 찬성파들의 탄핵 동력이 급속히 떨어진 게 현실이다.

중립 성향의 한 중진 의원은 “야당 의원들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혼란을 막기 위한 퇴진 협상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한다”면서 “친문(문재인) 세력은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면 동정론이 커질 수 있어 탄핵으로 쫓아내는 게 유리하다고 전략을 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계나 정 원내대표를 포함한 협상파는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의 방안으로 개헌을 지목하고 있다.

이참에 지난 30년간 이어온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해소하자는 명분을 앞세우고 있지만, 박 대통령이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는 데다 개헌을 중심으로 범보수 진영 뿐 아니라 야권의 개헌파까지 연대를 구축할 수 있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실제 친박계에서는 개헌절차를 감안한 구체적인 일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87년 체제에서 일종의 타협책으로 제시됐던 5년 대통령단임제가 유지되는 한 이 같은 비극은 계속될 수 있다”면서 “이제 선진국 대열에 들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부 형태를 제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개헌을 하려면 최소한 4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전직 국회의장을 비롯한 국가 원로들도 4월 전 하야를 제안했던 것으로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개헌 절차가 ▲20일 이상의 개헌안 공고 ▲공고일로부터 60일 이내의 국회 의결 ▲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의 국민투표 등 개헌안 마련에 필요한 시간을 제외하고도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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