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영수회담 후폭풍 속 ‘퇴로끊고’ 퇴진운동 체제 돌입

민주, 영수회담 후폭풍 속 ‘퇴로끊고’ 퇴진운동 체제 돌입

입력 2016-11-15 11:40
수정 2016-11-1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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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론 시민사회 공조·전국순회 검토, 원내선 국조·특검 ‘투트랙’

더불어민주당이 15일 본격적인 ‘퇴진투쟁’ 체제로 전환했다. 전날 의원총회를 통해 당론을 ‘2선 후퇴 등 단계적 퇴진요구’에서 ‘퇴진’으로 변경하면서다.

지금껏 강경 일변도로 나갔을 경우 여론의 역풍 등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지만 지난 주말 확인한 ‘촛불민심’을 토대로 전면 투쟁 쪽으로 확실히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특히 전날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철회하는 과정에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추미애 대표의 경우 한층 과감하게 투쟁을 끌고 가면서 당의 결속력 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추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야 3당과 시민사회가 비상시국기구 구성을 위해 구체적인 노력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전날 영수회담 제안을 두고 다른 두 야당이나 시민사회가 야권균열을 불러온다며 부정적이었던 만큼 앞으로는 이들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시민사회의 경우 강력한 장외투쟁 등을 주장하고 있어 민주당의 투쟁 수위 역시 점점 고조될 전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전국을 순회하면서 여론전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이 19일 전국 동시다발 집회, 26일 서울 대규모 촛불집회를 연다고 한다. 여기에 결합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며 “특히 26일 집회의 경우 당내에서도 중요한 고비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일 최순실 씨의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범죄행위가 기술되고 26일까지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당내에서도 최후의 수단인 탄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별도로 이번 사태의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이나 국정조사에도 철저히 대비하는 등 ‘투트랙’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퇴진을 거부하고 버티기로 일관할 경우 탄핵을 제외한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기가 한층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국정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봉합할 수단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당의 한 재선의원은 “투쟁과 대화를 병행했어야 하는데, 이제 사실상 투쟁에만 몰두하게 됐다. 그러나 투쟁만으로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겠는가”라며 “시민단체가 아닌 정당으로서의 무기를 포기해버린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탄핵 역시 의석수 확보가 만만치 않은데다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린다. ‘열심히 싸워보고 안되면 탄핵’이라고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고민이다.

물론 당내에서는 지금 당 대표를 흔들 때가 아니며 오히려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서 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를 이루고 있는게 사실이다.

전날 의총 직후에도 20여명의 의원들이 여의도 음식점에서 뒤풀이를 하며 단합을 다졌다고 한다.

당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의 단체 채팅방 내용을 전달하면서 “추 대표에 대해서는 제안을 철회한 용기 있는 결단을 높게 평가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책임론을 두고 싸울 때가 아니라 정국 수습 노력을 보여줄 때라는 주장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비주류를 중심으로 추 대표에 대한 책임론이 언제든 다시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이종걸 전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에서 “추 대표가 씻을 수 없는 실책을 범해 리더십 확립이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오지만, 당장 추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책임이 있는 태도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그러나 한 번 더 실책을 범한다면 국민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영수회담 제안을 김민석 특보단장 등 소수 인사하고만 상의를 했다”면서 소통부재에 대한 불만도 내놓고 있다.

몇몇 의원들은 전날 의총에서 “비선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고,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역시 이날 CBS라디오에서 “추 대표가 중간에 한 사람을 두고 며칠간 영수회담을 추진했다. ‘추미애의 최순실’이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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