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개헌파 “최순실 게이트, 오히려 개헌 필요성 반증”

여야 개헌파 “최순실 게이트, 오히려 개헌 필요성 반증”

입력 2016-10-27 13:34
수정 2016-10-2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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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 개헌 논의 재점화 시도

여야의 개헌파들은 27일 최근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 파문이 정국을 강타한 와중에도 개헌 논의를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임기내 개헌 추진을 선언하면서 급물살을 타는가 싶던 개헌 논의는 최순실씨 파문의 여파로 동력을 잃은 상태이지만, 개헌파들은 오히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난 이 사건이 오히려 개헌 논의의 불씨를 되살릴 기회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날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국가운영체제와 개헌’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최순실 사태 같은 일이 앞으로 생기지 않도록 국정운영 체계를 바꾸는 개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의 잠룡으로 꼽히는 김 전 대표는 “현재까지 밝혀진 것 외에 앞으로 더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크기가 커질 것”이라며 “5년 단임제 이후에 6명 대통령이 재임 중 친인척이 구속됐고 5명은 출당 당했는데, 현 대통령은 과연 어떻게 될지 정말 안타까운 심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승자가 모든 걸 가져가니 패자는 불복선언하고 상대방이 망해야 5년 뒤 우리에게 기회가 온다는 식으로 사사건건 국정 발목을 잡아 왔다”며 “개헌으로 국회 의사결정 구조가 바뀌고 정치권이 극한대립에서 벗어나면 민생을 위한 정책 구조가 훨씬 신속하고 효율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범국민개헌특위를 구성해서 정치와 별개 사안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권의 잠룡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많은 분이 이 근본에는 결국 제도의 실패가 있다고 말한다”며 “6대 대통령이 모두 권력의 사적집단에 의한 농단에 다 빠졌고 결과적으로 권력이 끝났을 때 꼭 측근들이 형사처벌을 받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젠 허심탄회하게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직시하고 드러내놓고 토론해야 한다”며 “감당할 수 없는 정치·경제·사회적 강자들의 횡포로부터 억울함 없이 살고자 하는 국민의 기대와 꿈을 실현하고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이 두터운 기득권의 벽을 깰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을 한 번 ‘리셋’하자는 것”이라며 “혁명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개헌을 할 용기없이 이 시기를 그대로 넘어간다면 대한민국 미래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지금 여야의 대선주자들이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 개헌 문제 언급 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며 “정 지금 개헌 문제 감당이 어려우면 자신들의 그림을 내놓고, 적어도 자신들의 임기와 결부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겠다고 국민 앞에 당당히 약속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작금의 상황은 오히려 개헌이 왜 필요한지를 반증해주고 있다”며 “견제받지 않은 권력,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력이 가진 한계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개헌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특정 권력이나 특정 정파의 이해에 의해 추동돼서는 안 된다”라며 “향후 국회에 개헌특위를 구성해 국민의 다양한 요구와 의견들을 모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도 축사에서 “최근 발생한 엄청난 사태는 과연 제왕적 대통령 책임제가 아니면 가능했겠느냐”라며 “한 사람의 잘못된 판단으로 나라가 어떤 상황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게 극명히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누가 당선된다면 주변에서 누가 가장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재계가 먼저 포착해 이 사람을 포위하면 대통령이 선거 때 무슨 약속을 했어도 허공에 뜨고 측근에 의해서 모든 국가가 운영되는 게 지난 30년의 역사”라면서 “우리나라 정치체제가 지금 같은 형태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형편에 도달했다”며 개헌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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