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여야 틈바구니서 존재감 높이기…與 싸잡아 野비난하자 발끈
국민의당이 참여정부 임기말인 2007년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기권과정을 둘러싼 이른바 ‘송민순 회고록’ 파문에 대해 양비론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국민의당은 18일에도 문재인 전 대표의 ‘명쾌하지 않은 설명’을 문제삼아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히라”고 압박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과 문 전 대표를 향해 파상공격을 퍼붓는 여권의 색깔론 공세도 강력히 비판하는 ‘두갈래 대응’을 꾀하고 있다.
민감한 사안에 섣불리 끼어들기 보다는 양당과 일정거리를 두면서 극한 대결의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높이려는 차원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의당은 18일 새누리당이 더민주의 대북정책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국민의정부 시절의 대북송금 문제까지 건드리며 대야전선을 확대하려고 시도하는데 발끈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방북 등을 언급, 역공을 취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당시 관계자들과 협의해 명확한 사실관계를 국민 앞에 밝히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이라고 거듭 촉구하면서도 “저는 국민의 정부에서 당시 박근혜 야당 대표가 평양에 가서 김정일과 나눈 대화 내용을 잘 알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여권의 색깔론 제기에 박 대통령의 문제를 들어 맞불을 놓은 것이다.
대북송금 문제를 언급한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정신이 좀 나간 것 같다”는 원색적 비난도 가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색깔론의 본능을 스스로 누를 줄 알아야 한다”며 “그걸 즐기다가는 부메랑이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야당을 과도하게 공격하는 것의 절반 수준이라도 국정을 바로잡는 데 직언하시기 바란다”며 “불통과 묵살의 국정운영, 청와대 안팎의 호가호위 세력에 대해 새누리당이 직언하기를 국민은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를 향해서는 “정직이 생명인 것 같다. 그것이 흔들리면 아무 것도 헤쳐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정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 “우병우, 서별관회의, 미르·K스포츠재단 등 의혹에 의혹이 꼬리를 물고 나올 때에는 아무런 말 안하마디 난데없이 색깔론을 제기했다. 의혹을 덮는데는 색깔론이 명약인가”라며 “색깔론으로 의혹을 덮을 것이 아니라, 정부 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말이 세번 바뀌니 혼란이 오지 않느냐. 우리가 어느 장단에 춤을 출 수 없고…”라며 “기억을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사이의 진실게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새누리당의 특검 및 진상조사 주장에 대해서는 “중요하지 않다. 문 전 대표가 정확하게 ‘이렇다’고 정리해버리면 끝난다”고 선을 그은 뒤 “헤매서 일구삼언하다 이렇게 된 것이니만큼 (문 전 대표가) 명확히 밝히면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하면 김정일에게 물어볼거냐,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가서 물어볼 것이냐. 불필요한 일”이라며 기록물 검증 주장에 대해서도 “제2의 NLL(북방한계선) 파동이 날 것”이라며 “외교·기밀문서는 정쟁이 있을 때마다 까발려 외교후진국 되려고 보관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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