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당 수습·정비 방안 마련 후 즉시 실행7~8월 전국 순회방문…당 이미지 개선 위해 대국민 접촉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30일 공식업무 개시 첫날부터 ‘속도전’에 나섰다.의원총회 주재하는 박지원 비대위원장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연합뉴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옛날 속담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금세 안다’고 한다”며 두 공동대표의 사퇴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바쁜 꿀벌은 슬퍼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속한 의사결정,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개원 초기에 보여준 우리 당의 선도정당, 제3당의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하겠다”며 신속한 대처를 거듭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방침처럼 이날 의총에서는 당 수습 및 정비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이 즉시 마련돼 실행에 들어갔다.
우선 조속한 비대위 구성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당의 골격인 지방·지역 조직 구성 마무리에 속도를 내고 당헌·당규 정비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또 비대위 체제에서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자 매주 화요일 의총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이번 총선 홍보비 파동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고 국민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오는 7~8월 당의 주요 의원들과 함께 전국을 순회 방문하기로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야권에서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각각 3번이나 한 ‘진기록’을 가진 만큼 안팎에서 거는 관록과 경륜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사태 수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태세다.
실제로 당 내부에서는 지금 같은 비상상황에서 당을 이끄는데 그만한 적임자를 찾기 어렵다는 것에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이번 비대위원장 추대 과정에서도 별다른 잡음이 들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노회한 이미지가 창당 때부터 내건 기치인 ‘새정치’를 구현하고 외부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는 걸림돌이란 지적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국민이 보기에 박 비대위원장이 자꾸 간판으로 비치면 당으로서는 크게 좋을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도 스스로 당의 ‘간판 얼굴’을 자임하기보다는 안 전 대표 등 당내 대표주자를 돕는 조력자 역할을 시사하고 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안 전 대표에 대해 “실질적 리더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대권 가도로 가는 것, 그 자체가 다음을 위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대선 국면에서 본인이 ‘킹메이커’ 역할을 한다는 가정 아래 안 전 대표는 물론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 등을 영입해 판을 키우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9년째 법사위원을 하고 있는데, 12년째 법사위원하고 제 정치인생을 마감할 것”이라며 사실상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