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잃은’ 국민의당, 혼돈 속으로…창당후 최대 위기

‘선장 잃은’ 국민의당, 혼돈 속으로…창당후 최대 위기

입력 2016-06-29 17:09
수정 2016-06-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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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체제 전환할 듯…위원장 박지원 유력·활동기간이 관건정동영 등 기지개…‘군웅할거’ 시대 오나

국민의당이 29일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의 사퇴로 ‘혼돈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당이 아직 제 모습을 갖추기도 전에 사실상 ‘대주주’이자 간판이 갑작스럽게 떠나자 쑥대밭이 된 분위기다.

특히 천정배 공동대표의 동반사퇴로 당 지도부가 공백 상태가 됨에 따라 임시 지도체제 전환이 불가피해졌으며, 이 과정에서 비대위원장 인선과 비대위 역할을 놓고 내홍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당분간 정책경쟁을 통해 제3당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것보다는 당내 혼란 상황을 정리하는 데 몰두할 수밖에 없어 20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 활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 “앙꼬없는 찐빵”…安 없는 국민의당 향배는 = 안 대표에 대한 당 의존도는 상당하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해 창당을 주도한 데 이어 지난 총선에서도 ‘야권연대’ 프레임 등의 악조건 속에서 무려 38석을 얻어내는 데 사실상 지휘자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당이 유일한 대권주자이기도 하다.

애초 국민의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선출하려고 했으나 당의 기본체제를 갖추기 위해 내년 2월말로 연기하기도 했다.

‘플랫폼 정당’을 기치로 내걸고 정책워크숍 등을 통해 정책적 기반을 닦아가는 동시에 최근에는 당직자 및 정책위원들의 선발을 마쳤다. 당 골격을 갖추고 지붕을 올린 데 이어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벌이던 참이었다.

그러나 아직 지역위원장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한데다 당원 모집도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고 플랫폼 정당화 역시 추상적인 구호에 불과한 상황에서 안 대표의 사퇴는 엄청난 ‘충격파’였다.

안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자 지도부가 한사코 만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영환 사무총장은 “당이 와해된다”며 사퇴를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사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현실적으로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은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 지지율은 안 대표 지지율과 연동돼 오르락내리락하는 경향성도 보여왔다. 안 대표가 없는 국민의당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 박지원 비대위원장 유력…중진 의원들 입지 확대 노릴 듯 = 국민의당은 당헌·당규 등에 따라 자연스럽게 비대위 체제로 안 대표와 천 대표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체제로 조기 전당대회를 추진하거나 정상적으로 현 지도부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말 전대를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대위원장 후보로는 현재 두 대표의 동반 사퇴로 당내 서열 1위로 올라선 박 원내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내년 당권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진 박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임기가 2∼3개월에 불과한 ‘조기 전대 관리용’ 비대위원장을 선뜻 맡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대의 경선룰을 만드는 비대위원장이 직접 경선에 뛰어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비대위원장 임기를 내년 2월 말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호남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기 전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외부 비대위원장 체제도 거론되고 있지만 적합한 인물을 영입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체질 개선이나 개혁보다는 당 안정 및 정비가 더 요구되는 분위기여서 외부 영입의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와 함께 당 일각에서는 합리적인 보수층 공략 등 외연 확대를 위해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과감한 영입을 시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현실성 등을 놓고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이자 당 간판인 안 대표가 평의원으로 돌아감에 따라 당내 중진들이 입지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7대 대선에서 야당(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의원이 지난 4·13총선 이후 전주에서 활동하다가 조금씩 중앙무대에서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에서 호남 중진 의원들도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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