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긴장 국면서 밀리지 않겠다는 기싸움 성격도
북한의 기관들이 최근 잇달아 성명 등을 통해 대남 위협성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경쟁때문으로 보인다.아울러 남한에 대한 압박을 고조시켜 한반도 긴장 국면을 이어감으로써 체제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도 깔렸다는 게 대북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 인민군 전선대연합부대 장거리포병대는 지난 26일 ‘최후통첩장’을 내 북한의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우리 공군의 지난 21일 ‘정밀타격훈련’에 반발하며박근혜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으면 청와대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최후통첩장은 “우리의 선군태양에 대해 해치려드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죄악”이라며 “천하역적 박근혜와 그 패당은 만고대역죄를 저지른 데 대해 북과 남, 해외의 온 민족 앞에 정식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북한의 노동자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직총) 중앙위원회와 노동당의 어용정당인 사회민주당 중앙위원회도 성명을 통해 ‘정밀타격훈련’을 거론하면서 미국과 박근혜 정부를 규탄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북한의 군(장거리포병대)과 사회단체(직총), 사회민주당이 같은 날 동시다발적으로 5일 전의 ‘정밀타격훈련’을 거론하면서 우리나라를 향해 위협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지난 23일 발표한 “혁명무력과 전체 인민들의 일거일동은 박근혜역적패당을 제거해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복전에 지향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중대보도의 연장선상으로, 대남 위협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듯 북한의 당·정·군 산하 단체 및 부대가 성명 등 형식으로 번갈아 가며 우리나라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의 배경에는 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7일 “각 단체들이 최고존엄(김정은)을 소홀히 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충성을 경쟁하고 체제 결속을 다지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잇따른 대남 메시지 발표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지속해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우리와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하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계속해서 협박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라며 “이는 남북간 긴장 국면의 상황에서도 끌려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