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 새누리 탈당 선언
유승민 의원이 23일 오후 대구 동구을 지역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순 없다”며 새누리당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유 의원은 “개인의 생사에 대한 미련은 오래 전에 접었다”면서 “정체성 시비는 저와 함께한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라고 말했다.
이어 “공천에 대해 당이 보여준 모습은 정의·민주주의가 아니며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이라고 강조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 유 의원은 “동지들과 보수개혁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지해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유 의원의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구 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저의 고민은 길고 깊었습니다. 저 개인의 생사에 대한 미련은 오래 전에 접었습니다. 그 어떤 원망도 버렸습니다. 마지막까지 제가 고민했던 것은 저의 오래된 질문,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였습니다. 공천에 대해 지금 이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 이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상식과 원칙이 아닙니다.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보복입니다. 정의가 짓밟힌데 대해 저는 분노합니다. 2000년 2월 입당하던 날부터 오늘까지 당은 저의 집이었습니다. 이 나라의 유일한 보수당을 사랑했기에 어느 위치에 있던 당을 위해 제 온몸을 던졌습니다. 그만큼 당을 사랑했기에 당의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에 참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는 2011년 전당대회에 출마선언했을 때와 작년 4월 국민 대표연설을 다시 읽어봤습니다. 몇 번을 읽어도 당의 정강정책에 어긋난 내용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당의 정강정책은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를 추구하는 저의 노선과 가치가 옳았다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결국 정체성 시비는 개혁의 뜻을 저와 함께 한 의원들을 쫓아내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습니다. 공천을 주도한 그들에게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애당초 없었고 진박 비박이라는 편가르기만 있었습니다. 국민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옵니다. 국민권력을 천명한 헌법 1조2항입니다.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입니다. 오늘 헌법에 의지한 채 오래 정든 집을 잠시 떠나려 합니다. 그리고 정의를 위해 출마하겠습니다.
권력이 저를 버려도 저는 국민만 보고 나아가겠습니다. 제가 두려운 것은 오로지 국민 뿐이고 믿는 것은 국민의 정의로운 마음 뿐입니다. 저에게 주어진 이 길을 용감하게 가겠습니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 보수의 적자, 대구의 아들답게 정정당당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국민의 선택으로 반드시 승리해서 정치에 대한 저의 소명을 다할 것입니다. 오늘 저의 시작이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나아가는 새로운 걸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와 뜻을 같이 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경선의 기회조차 박탈당한 동지들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 분들은 당을 개혁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왔습니다. 제가 이 동지들과 함께 당을 돌아와서 보수개혁을 이룰 수 있도록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한편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4·13 총선 후보 당적 변경 마감일인 23일 비박(비박근혜)계 유승민 의원의 공천 여부를 또다시 결정하지 못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유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대한 후보 압축 문제를 놓고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이 결국 탈당하면서 공관위는 24일 심사에서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허진영 전 대구대 외래교수, 최성덕 전투기소음피해보상운동본부 상임대표 등 남은 3명의 예비후보 중 1명을 후보로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이번 대구 동구을 선거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유 의원과 새누리당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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