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추가제재·각국 양자제재·각종 압박수단 망라정부, 개성공단 폐쇄·인도지원 중단 등 독자제재 가능성
북한이 위성발사를 명분으로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계획을 통보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경고한 ‘혹독한 대가’의 내용이 어떤 것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정부는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직후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할 경우 국제사회로부터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언급한 ‘혹독한 대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추가 제재와 한미일 등 각국의 양자 제재, 제재 이외의 다양한 대북 압박수단 등을 망라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중에서도 최대 관심사는 개성공단의 폐쇄나 축소 등 우리 정부의 강력한 독자제재가 포함될 것인지 여부다.
올해초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국내외에서는 김정은 정권의 외화벌이 수단 중 하나인 개성공단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개성공단은 남북관계 최후의 보루인 만큼 현재까지 폐쇄나 철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과거와 달리 개성공단이 대북 제재·압박 수단으로 쓰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성공단 폐쇄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방문·체류 제한 외에) 추가조치를 할 필요가 있는지는 북한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북한이 추가도발 등을 감행할 경우 개성공단과 관련해 추가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북한이 전날 국제해사기구(IMO)에 통보한 대로 오는 8∼25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면 정부가 개성공단을 대북 제재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고 여겨지는 이유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혹독한 대가’에 개성공단 철수 등이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말씀드리는 것 자체가 협상칩을 내놓는 것과 똑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정부가 북한 4차 핵실험 직후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와 대북지원을 잠정 중단시킨데 이어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적인 대북 인도지원도 축소·중단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유니세프(UNICEF),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대북 인도지원 사업에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2억4천768만 달러를 지원해 왔다.
정부 관계자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수위가 결정되면 이 문제 역시 검토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유엔 차원에서 각 기구에 지침이 전달될 것이고, 우리나라 역시 보조를 맞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등은 양자제재 방안으로 북한의 돈줄을 말리기 위해 북한 선박이 전세계 항구에 들어가는 것을 부분적으로 금지하고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정부, 기업, 은행 등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boycott) 수준의 금융제재를 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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