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생각 전달하러 왔다”…‘北핵 성토장’ 된 국방정책회의

“중국군 생각 전달하러 왔다”…‘北핵 성토장’ 된 국방정책회의

입력 2016-01-15 16:38
수정 2016-01-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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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대부분 북핵 논의…中 “북한 핵개발·핵실험 절대 반대”

한국과 중국 국방부가 15일 서울에서 개최한 국방정책실무회의는 사실상 북한의 4차 핵실험을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

오전 10시 10분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회의 대부분을 북한 핵실험 문제에 대한 논의에 할애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그간 진행된 어떤 국방정책실무회의에서도 이번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인 적은 없었다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중국 측 수석대표인 관요페이(關友飛) 국방부 외사판공실 주임은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과 핵실험을 절대 반대한다면서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이 안보리 결의와 9·19공동성명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안보리 제재 결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군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명확히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윤순구 국방부 국제정책관은 “중국은 북한 핵실험으로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나라는 한국과 중국이라고 했다”면서 “중국 측은 이에 대한 중국군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윤 국제정책관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논의에 관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런 의사 표명을 (안보리) 제재 수위와 연계시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일반적인 표현을 쓴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우리 측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핵실험 이외 어떤 안보현안이 논의됐는지는 중국 측의 강력한 비공개 요청이 있었다면서 자세한 설명을 피했다.

이에 미국과 한국 내에서 동시에 제기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론과 미국의 전략무기 추가 투입에 대한 중국 측의 입장 표명이 있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드 배치 논의 여부에 대해 윤 국제정책관은 “외교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하는 순간 우리랑 대화하지 않으려 한다.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단순히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저지용 차원으로 해석하기보다는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방어(MD)체계가 한반도까지 확대되는 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이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신년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사드 문제를 언급한 것에 대해 신중한 처리를 당부하며 경계심을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한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려 할 때에는 반드시 다른 국가의 안전이익과 지역의 평화안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전략무기 투입과 관련해서는 우리 측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B-52 폭격기 투입 조치를 설명하고 중국 측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중국 측의 반응은 국방부가 공개를 하지 않아 알 수 없지만, 한반도 안정을 주문하면서 불만을 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관요페이 주임이 “중국은 또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해결 등 3원칙을 견지한다”고 강조한 데서 이를 유추해 볼 수 있다.

지난해 12월 말 개통된 양국 국방부간 핫라인이 북한 핵실험 이후 가동되지 않은 것에 대해 중국 측은 “한국과 군사적 소통을 중시한다”는 선에서 이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핵실험 이후 동북아 역학관계가 미묘하게 얽히는 데 대한 중국 측의 복잡한 속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중국 측은 한민구 국방장관의 중국 방문을 초청했고 청년 장교간 군 인사교류, 예비역·전문가 군분야 학술교류, 야전군 교류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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