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지각변동… 安신당 참여 인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 창업주’였던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지 불과 8일 만인 21일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야권 지각변동’은 현실이 됐다.안철수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당 창당 계획을 기자들에게 밝힌 뒤 자신을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의원들과 손을 맞잡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 왼쪽부터 황주홍·문병호·안철수·김동철·유성엽 의원.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일각에서는 안 의원이 세를 규합하고서 기존 신당 세력과 제3지대에서 결합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안 의원은 우회로를 버리고 창당하는 방식을 택했다. ‘속도전’에 나선 가장 큰 원인은 내년 4·13총선 때문이다. 총선 전까지 양당 구도에 맞서는 제3정당의 진영을 갖추고 공천 작업을 단행하려면 최소한 두 달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신당이 내년 2월 15일까지 교섭단체를 구축할 경우 88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 ‘밥상머리 여론’을 선점하겠다는 포석도 깔렸다.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면 2월 임시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도 가능해진다.
안 의원은 이날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 호남 신당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도 확실히 밝혔다. 신당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야권의 심장인 호남 민심을 붙잡아야만 한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이다. 반면 ‘친정’인 새정치연합과는 여야 일대일 구도를 만들기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마저 닫아 버렸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되더라도 제1야당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물론 ‘안철수 신당’의 1차적 성패는 총선 이전 원내교섭단체 구축 여부에 달려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배석한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은 사실상 안 의원과 공동 운명체가 됐다. 기자간담회에 배석한 문 의원은 “일단 이 네 사람은 안 의원과 같이하는 것이고, 광주와 수도권에서도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광주, 전남 등에서의 추가 탈당이 점쳐지지만 안 의원으로선 비주류 최대 계파인 김한길계의 합류가 절실하다. 호남에 영향력이 있는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과의 연대는 ‘부패 혐의자는 기소 단계에서 공천 배제’한다는 안 의원의 혁신안과 배치되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당 창당 실무를 총괄하는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태규 부소장은 이날 “(저축은행 비리 혐의로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박 의원도 함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현재 상태에서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새정치연합 김한길 의원은 전날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낸 뒤 탈당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의원과 탈당 이후에도 상황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문 대표가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면 1987년 야권 상황과 비슷해질 수도 있다.
당시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이번에 어긋나면 다시 합쳐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은 다음달 국민회의 창당 작업을 마무리하는 일정표를 확정했다. 천 의원은 이날 국민회의 창준위 운영위원회 회의를 열고 다음달 9일부터 시·도별 창당 작업을 진행한 뒤 31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하는 일정을 마련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2015-12-22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