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연대 본격화…”조상친일로 호의호식” 대여공세 강화’복지후퇴저지 특위’도 구성…일각 “어른스럽게 반대해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정의당 심상정 대표, 신당을 추진하는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21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하기 위해 함께 거리로 나서는 등 ‘야권 3각연대’를 본격 가동했다.야권이 한 목소리로 공세를 퍼부어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이지만, 투쟁일변도로 나서면 여론의 역풍에 부딪히리라는 우려도 흘러나왔다.
문 대표와 심 대표, 천 의원 등은 이날 오전 11시30분 신촌에서 시민들을 만나며 ‘1천만 서명 불복종 운동’ 참여를 독려했다.
이들은 최근 문 대표가 반대 서명운동 과정에서 보수단체의 격한 항의를 받았던 점을 고려, 이날은 행사 직전까지 장소를 공개하지 않는 등 ‘비밀작전’을 하듯 행사를 준비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여전히 충돌 우려는 있지만, 지금은 그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야권 주요 인사들이 국정화 저지에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주말 교과서 국정화 반대 홍보를 위한 전시관을 개관하는 등 공동대응을 계속 조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과서 문제를 고리로 한 이들의 연대가 결국 내년 총선에서의 선거연대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야권의 다른 구성원들과 공조를 본격화하는 한편으로 여권을 향한 자체 공세 수위도 높였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부친 친일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조상의 친일 덕에 호의호식이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국정화로 부친들의 친일행각을 덮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광화문에서 릴레이 서명운동을 벌이고,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홍보영상을 제작해 온라인 선전전도 이어갔다.
이와함께 새정치연합은 정부의 복지사업 통폐합을 비판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 복지후퇴 저지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이재명 성남시장을 위원장 물망에 올리는 등 전방위 대여압박을 계속했다.
이해식 강동구청장도 회의에 참석해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보장 사업을 조사, 유사중복 사례라는 이유로 사업을 막으려 한다. 독재적 발상”이라며 “정부의 대책없는 예산 떠넘기기로 지자체들은 예산난에 허덕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이를 듣고는 “거꾸로 돌기만 하는 박근혜 정부의 고장난 시계가 유신시대에 계속 머물고 있다. 국정교과서 추진에 이어 지방자치마저 말살하려 하는 것”이라며 “모든 사업을 정부의 허락을 맡아야 한다는 발상은 지방자치제의 근본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정부가 돈을 볼모로 지자체를 통치, 힘겹게 이룬 지방자치를 유신시대와 관선지방통치시대로 되돌리려한다”며 “지방자치 원조 정당의 자존심 걸고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전방위 강경투쟁’만을 계속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환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예산을 볼모로 하거나 국회를 보이콧 하는 것은 국민이 식상해 한다. 어른스럽게 반대해야 한다”며 “과격하고 무리한 주장을 하면 (여당 프레임에) 말려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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