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공 넘긴 문재인, 내부 전열정비 속도내나

혁신 공 넘긴 문재인, 내부 전열정비 속도내나

입력 2015-05-28 11:42
수정 2015-05-2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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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 인선폭·콘셉트 고민…계파갈등·인력난 등 험로예고

김상곤 혁신위원장에게 쇄신의 칼자루를 넘기면서 ‘급한 불’을 끈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이제는 미뤄뒀던 내부 정비에 속도를 낼 태세다.

그러나 당 안팎의 관심이 혁신위로 쏠린 가운데 리더십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다, 다시 들고나온 ‘유능한 경제정당론’ 역시 재보선 패배후 맥이 풀린 모습이어서 문 대표의 시도가 얼마나 힘을 받을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 대표는 최근 당직자 9명의 일괄사표를 받고서 당직개편 구상에 몰두,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다.

’탕평’과 ‘쇄신’이라는 큰 원칙을 세웠지만, 세부적인 콘셉트를 두고는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문 대표는 이번 내홍 국면에서 불거진 ‘비선논란’을 털어내기 위해 정무특보단을 꾸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인선 폭은 당직자 전원 교체에 가까운 대폭인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과 당의 안정이 우선인 만큼 일부 교체에 그쳐야 한다는 의견이 갈린다.

당 관계자는 “재보선 패배에 책임을 진다는 상징성도 있는 만큼 사무총장이나 전략라인 등이 교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홍보본부장 등에 외부인사 영입을 추진하는 등 당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인선 시기는 혁신위원회 구성 시기와 맞물릴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직 인선을 통해 체제를 안정시키고 공천혁신추진단, 지역분권추진단, 네트워크정당 추진단을 중심으로 한 ‘3대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 문 대표의 구상이다.

그러나 위험요소도 곳곳에 도사려 문 대표의 고민을 깊어지게 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인선에서도 진통을 겪었던 수석사무부총장직의 경우, 친노 인사인 김경협 부총장의 경질여부나 후임인선을 두고 계파 대립이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다.

비노진영에서는 주요 보직에 친노 인사의 배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 경우 약화된 리더십이 더 힘을 잃을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비선’ 비판을 피하려면 오히려 요직에 문 대표와 가까운 인사를 앉혀 정면돌파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여기에 안철수 전 대표가 고사한 인재영입위원장 등을 두고는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3대 혁신 추진단도 혁신위원회와의 관계설정 등 어려운 과제가 남았다.

문 대표는 내부 전열을 가다듬으며 취임 직후 강조했던 ‘유능한 경제정당’ 깃발을 다시 올린다는 방침이다. 민주정책연구원에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수장으로 하는 ‘유능한 경제정당 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소득주도성장론을 다시 다듬기로 했다. 혁신위 출범후 1박2일 지역방문 등을 포함한 민생탐방도 재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민들에게 경제행보가 크게 어필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비노진영의 책임론이 잦아들지 않는다는 점도 변수다.

황주홍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육참골단의 대상에 왜 자신은 포함되지 않은 것인가”라며 “당직자들이 사표를 냈다는데, 문 대표는 (사퇴)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것이 문제의 시발”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문 대표와 정책간담회를 진행한 기초단체장들 역시 계파갈등이 제대로 수습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하며 “총구가 내부로 향하는 것에는 엄중하게 기강을 세우되, 공존을 위한 신뢰와 지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호남은 가장 개혁적인 선택을 하는 곳”이라며 “친노·비노 계파정치를 하는 대신 호남의 민심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는 등 호남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문 대표는 “깊이 고민하겠다”면서도 “기득권과의 타협으로 비쳐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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