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베 연설대응 ‘고심 또 고심’…15시간만에 공식성명

정부, 아베 연설대응 ‘고심 또 고심’…15시간만에 공식성명

입력 2015-04-30 17:03
수정 2015-04-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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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유감’ 표명…투트랙 유지속 과거사 압박지속

정부는 3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의회연설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향후 대응전략을 고심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아베 총리가 미 의회연설에서 과거 침략과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언급을 애써 회피,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기대를 다시 저버렸지만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본의 진정한 태도변화를 지속적으로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베 총리가 이날 오전 0시 미 하원 회의장에서 연설을 시작한 시간을 기준으로 외교부 대변인 성명 형식으로 정부의 공식 반응이 나오기까지는 무려 15시간 정도가 걸렸다.

정부의 고심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성명에서 “진정한 사과도 없었음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일본은 식민지배와 침략의 역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참혹한 인권유린 사실을 직시하는 가운데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주변국과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감이라는 표현은 했지만 일본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촉구성 메시지도 강하게 담았다.

아베 총리에게 오는 6월 한일관계 정상화 50주년이나 8월 제2차 세계대전 종전70주년 담화(아베담화)를 계기로 “한일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로 읽힌다.

정부 당국자는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이 상황의 끝(the end of story)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올해 한일관계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일관계를 열어가는 원년으로 삼고자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변인은 “과거사 문제는 단호한 입장을 갖고 대처하면서도 안보, 경제, 인적교류 등 상호 호혜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하에 한일관계 발전에 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의 기존 ‘투트랙’ 기조를 지속할 뜻을 밝혔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이날 성우회·한국국방연구원 공동 주최 세미나에서 “(일본과) 금년 중으로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과거사와 안보 문제를 구별해 다루면서 한일관계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면서 관계 개선 의지를 강력히 발신했다.

정부는 6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과 8월 종전 70주년 아베 담화, 국장급에서 진행 중인 위안부 문제 논의, 윤병세 외교장관이 올해 안에 열릴 것으로 낙관한 한중일 정상회담 등을 아베 총리의 태도변화와 한일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마련하는 계기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편으로 미일관계 밀착에 따른 한국의 상대적 소외 우려, 미중관계의 개선 움직임 등을 계기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외교 실패’, ‘외교적 고립’ 비판에는 적극 반박했다.

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일관계가 진전된다고 해서 한미관계가 악영향을 받는다든지 한국외교의 실패라고 보는 것은 너무 과도한 해석이고,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극단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외교는 우리 자체의 목적과 전략, 구상, 방향성을 갖고 있고 우리가 그런 방향성을 갖고 착착 진행해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변인은 한미동맹의 상대적 소외 우려를 염두에 둔 듯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 대통령의 미국 방문도 예정돼 있고, 원자력협정 개정,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합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원활한 이행,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서의 전략적 협력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한미관계는 포괄적 전략동맹을 한층 더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연합뉴스의 마크 리퍼트 대사 인터뷰를 우회적으로 거론하며 “국내 한 언론 인터뷰에서 리퍼트 대사가 ‘한미동맹은 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촉진하기 위해 미국이 하는 일의 중심에 있다’는 언급을 했다. 그런 것에 미뤄 한미관계는 역대 최상의 상태로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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