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플랜 못 낸 원내대표 회동
공무원연금 개혁이 또다시 국회의 벽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여야는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허한 합의’만 되풀이할 뿐,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실행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주례회동을 갖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실무기구 구성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7일 국민대타협기구의 활동 종료(3월 28일)에 따라 실무기구를 구성해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정작 첫 단추부터 끼우지 못하는 형국이 됐다. 새누리당은 여야 합의대로 4월 임시국회에서 개혁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연합은 충분한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실무기구의 활동 시한이나 구성, 해야 할 일에 대해서 합의를 도출해 반드시 4월 임시국회에서 결말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우 원내대표는 “서구 유럽도 수년에 걸쳐서 연금 개혁을 완수했던 만큼 단시일에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야는 실무기구 구성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진통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개혁안 처리 시점(5월 2일)은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실무기구가 무한정 간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도 아니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을 둬서 그 안에 정리하고 합의된 결론까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실무기구의 활동 시한과 개혁안 처리 시점을 못 박을 경우 논의가 파행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지난해 12월 10일 이후 지금까지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총 5차례 합의를 했지만, 특위와 대타협기구를 구성한다는 첫 번째 합의 외에는 지켜진 게 없다. ‘합의 놀이’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여야가 합의점을 찾더라도 연금 재정 안정이라는 당초 개혁 취지에서 후퇴한 ‘반쪽 개혁’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5-03-3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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