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거리는 당정] ‘정책 혼선’ 전문가 대책

[삐걱거리는 당정] ‘정책 혼선’ 전문가 대책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5-02-09 18:18
수정 2015-02-0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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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내영 정책 커뮤니티 활성화 시켜야 이선우 당·정 충분한 정보 공유 필요 임현진 청와대 균형 잡힌 역할이 중요

국민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국가 정책을 만들어가야 하는 당정 간의 불협화음이 심해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전문가들은 정책을 만들 때 정부 부처와 국회 상임위원회 전문위원, 입법조사처, 각계 싱크탱크 등이 참여하는 ‘정책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청와대가 독주가 아닌 중심을 잡고 양쪽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동안 당이 청와대는 물론 정부가 하는 일을 뒷받침하는 거수기 역할을 해왔는데 전문성이 부족한 것과는 별개로 당의 지위가 올라가고 제 목소리를 내는 건 민주사회에서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권한은 커졌는데 전문성은 떨어지고 정부와의 정책 조율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데 있다”면서 “당정과 싱크탱크 등이 참여하는 정책 커뮤니티를 대폭 강화해 정책을 수립하고 정책 중심의 의정활동을 꾸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조직과 인력 부문에서 정부보다 정책 전문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보좌관 중심의 특정 의원 간 ‘품앗이’ 의원입법의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경직된 정부 견해로 일관된 과거 당정 관계로의 회귀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선우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당정은 ‘체크&밸런스’ 즉 균형과 견제의 관계가 돼야 한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당정 간 바른 정보의 공유”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국회에 정책을 가져가 설명하고 정책을 통과시키는 ‘셀링보스’를 언급하며 “당은 전문성이 부족하고 정부는 국민의 의견을 파악하는 부분이 아쉬운 만큼 두 집단이 각자가 잘하는 영역에서 좋은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충분히 정보를 교환해 단점을 보완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당정협의회의 정상화와 당정의 중심에 선 청와대의 균형 잡힌 역할론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지금까지 당의 모습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대통령에 종속돼 있었고 대통령의 의사가 강하다 보니 정부 역시 소외돼 마냥 끌려가는 모양새였다”면서 “당정협의회를 제대로 진행하고 청와대(대통령)가 독주가 아닌 당정 간 의사 조율을 통해 정책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5-02-1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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