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동지 K·Y 라인 전망
“그 양반 단점이 뭐고?”유승민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가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무성 대표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장점만 많을 뿐이고 아주 잘하고 있다”며 이같이 되물었다. 김 대표에 대한 깊은 신뢰와 둘 사이 우호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한 셈이다.
둘은 2002년 대선부터 10여년을 함께 일한 ‘동지’다. 박근혜 대통령을 함께 보좌했고 이후 탈박근혜계로 분류되면서 청와대에 쓴소리를 쏟아내는 등 ‘소신 행보’도 비슷했다. 이를 근거로 당 안팎에서는 이들 여당 내 ‘투톱’이 대체로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2일 당선 직후 연설에서 “김 대표를 잘 모시겠다”는 각오를 전한 뒤 앞에 앉은 김 대표를 향해 한번 더 “대표님, 잘 모시겠습니다”라고 인사하는 등 살가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대표 역시 유 원내대표에 대한 신뢰감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 취임 직후에는 김 대표가 유 원내대표에게 사무총장직을 맡기기 위해 삼고초려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자리에는 최측근을 앉히는 게 정석이다. 추후 둘 사이 역할 분담도 이런 신뢰가 바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이완구 원내대표 당시에도 원내 문제는 전적으로 원내 지도부에 일임했다. 이런 기조는 유 원내대표 체제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둘은 이미 ‘증세 없는 복지’나 당·정·청 관계 설정에 대해 비슷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로운 투톱 체제가 들어서며 정책 주도권 확보에서부터 속도가 붙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둘 사이가 무작정 ‘허니문’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당·청 관계 설정 등에 있어 유 원내대표의 소신 행보가 이어지면 어느 순간 김 대표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분석 등이다. 또 경제통인 유 원내대표가 지도부에 들어오면서 김 대표 입장에서는 그간 구축해 온 ‘경제 지도자’ 이미지가 자칫 희석될 가능성도 있다.유 원내대표는 인터뷰에서 “대표와 대통령 사이에도 사소한 오해가 쌓여 소통 문제가 생긴 부분이 있다”며 “제가 중간에서 많이 풀어 드리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5-02-04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