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진정성’ 시험대…대화재개 암초 가능성

北 ‘진정성’ 시험대…대화재개 암초 가능성

입력 2015-01-08 10:49
수정 2015-01-0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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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요구 전제조건 수용불가 분명히 해

북한이 사실상 남북대화의 전제 조건들을 언급하면서 우리측을 압박하고 나서 의도가 주목된다.

북한이 7일 밤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 표명을 요구한 대북전단 살포, 한미 합동군사훈련 등은 그동안 북한이 남북대화에 응하지 않는 빌미로 삼았던 사안들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보다는 이를 지렛대 삼아 체제에 위협이 되는 전단 살포와 합동군사훈련 중단 등을 관철하는 데 더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남측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번에는 대화에 나서기 전에 이 문제에 대한 확답을 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8일 “북한은 받을 것은 사전에 다 받고 나오겠다는 생각”이라며 “대화하려면 이 정도 값은 치러야 하지 않겠느냐며 남측을 시험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도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남쪽 내부에서도 여러 목소리가 나오니까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국방위 대변인 담화가 나온 것같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문제들에 대한 정부 입장이 바뀌기 힘들다는 점에서 새해 들어 조성됐던 남북대화 재개 흐름은 일단 상당히 꺾인 분위기다.

정부는 이날 북한 국방위 대변인 담화에 대한 입장자료에서 “북한은 남북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장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반박, 사실상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일각에선 전단살포 문제로 남북대화 자체가 열리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고지도자를 절대화하는 북한 체제 특성상 전단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작년에 경험한 것처럼 남북대화가 성사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는 대화 재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체제 특성상 전단살포 문제가 불거진 이상 이에 대한 비난을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대화에 나올지는 별개의 사안일 수 있다는 기대도 여전히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대화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 “우리의 대화 제안에 어떤 답을 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12일 신년 기자회견 내용을 지켜본 뒤 우리의 대화 제안에 대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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