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극한대립에 ‘제자리걸음’’사분오열’ 생채기세월호법 마무리 협상’10월 처리’ 합의준수 주목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는 16일로 6개월을 맞는다.

단원고 학생 245명을 포함해 승객과 승무원 294명이 숨졌고, 10명은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참사 6개월을 맞고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약속했던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은 여전히 큰 진전을 보지못한 채 출발점에서만 맴돌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이 많다.

또 세월호특별법 등을 둘러싼 극한 여론 분열로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의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더 쓰라린 생채기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수사불구 진상규명 여전히 숙제 = 검찰은 지난 6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선사 측의 무리한 선체개조와 과적, 조타수의 조타미숙 등을 주요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검찰은 또 세월호 선장 이준석씨를 포함해 총 399명을 입건하고 154명을 구속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총체적 진실을 밝히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은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인정할만하다고 긍정적 평가를 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총체적 진실규명에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국회 차원의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세월호법 제정은 그동안 진상규명위원회의 권한과 구성 문제, 특검 추천 등을 둘러싼 여야는 물론, 단원고 희생자 가족 중심의 세월호 가족대책위 측 간의 극한 갈등으로 제자리를 맴돌았다.

특히 여야 대치로 국회가 ‘올스톱’되는 등 장기 파행 사태를 빚기도 했다.

여야 대치는 실체적 진실규명과는 거리가 먼 ‘정쟁 논란’으로 비화됐다. 이에 따라 국회 무용론이 제기되는 등 정치권은 따가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세월호법을 둘러싸고 국민 여론도 ‘사분오열’ 되면서 우리 사회가 세월호법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더욱 심한 상처를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15일 세월호법 제정과 관련, “유가족과 충분히 소통하고 입장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안산 단원고 희생자 학생 유가족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잇따라 만나 실종자 수색 대책 등을 논의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와 재발방지책 마련, 이를 위한 입법화를 해야 하는 시기에 정쟁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수많은 세력이 이 문제에 개입해 진실발견조차 소홀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야당 등을 겨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진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서도 “예고된 시나리오였다. 검찰 수사로는 진실규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만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야당으로서 더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새누리당과 정부는 마치 유가족이 귀찮은 존재인 것처럼, 유가족이 떼를 쓰는 것처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세월호법 제정으로 진실규명 ‘골인’할까 = 여야는 극한 대치 끝에 지난달 30일 세월호법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

논란이 됐던 특검후보군 추천과 관련, 4명의 후보군을 양당 합의로 특검후보추천위에 추천하고, 세월호법을 정부조직법및 ‘유병언법(범죄수익은닉규제처벌법)’과 함께 이달 말까지 동시에 처리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여야는 세월호법과 정부조직법, 유병언법 처리를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각각 구성해 이번 주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들 3개 법안의 10월 내 처리와 관련,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고,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도 “이달 말까지 세월호법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세월호법에 대한 여야 간 큰 틀의 합의에도 특검후보군 추천 과정에서 유가족의 참여 문제를 놓고 여야가 다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진상조사위에 부여할 동행명령권과 자료제출요구권의 수위를 놓고도 여야 간 이견이 노출될 수 있다.

여야는 정부조직법에 대해서는 해경 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을 둘러싸고 이견을 노출하고 있고, 유병언법에 대해서도 은닉재산 추징에 대한 법리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