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4 조치 본격 공론화 전망…北 반응 주목

5·24 조치 본격 공론화 전망…北 반응 주목

입력 2014-10-13 00:00
수정 2014-10-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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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3일 “5·24 문제를 대화로 풀어가자”는 대북 메시지를 던짐에 따라 5·24 조치 해제 또는 완화 문제에 대한 국내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대북전단 문제를 이유로 2차 고위급 접촉 물거품 언급까지 내놓는 북한의 반응도 주목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날 “대통령이 추상적으로 얘기를 했지만 우리 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지를 대통령의 입을 통해 했기 때문에 총격전으로 미묘해진 (남북관계) 흐름을 대화 쪽으로 가게 하는 의미 있는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5·24 해제 문제를 남북 논의 테이블에 의제로 올릴 수 있다는 내용 자체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정부는 그동안 2차 고위급 접촉이 개최되면 5·24 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북측의 관심사도 두루 논의할 수는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왔다.

2010년 5월 24일 단행된 5·24 조치는 우리 해군 장병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응한 정부의 대북 보복 조치다.

5·24 조치는 ▲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 남북교역 중단 ▲ 신규 투자 및 진행 중인 사업의 투자 확대 금지 ▲ 대북 지원 사업의 원칙적 보류 ▲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전면 불허 등이 골자다.

5·24 조치로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역이 전면 중단됐고 인도적 대북 지원이 급감하면서 북한도 적지 않은 경제적 손실을 봤다. 그러나 이 조치로 우리 남북경협 기업이 도산하거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5·24 조치는 시행 4년이 지나는 동안 ‘유연화’ 조치를 통해 상당 부분 완화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올해 들어 박근혜 정부가 사회·문화 교류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민간과 정부 차원의 인도적 대북 지원을 늘려나가면서 5·24 조치가 상당히 완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남북 경협 금지, 북한 선박의 우리 해역 운항 금지가 현재 그나마 아직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5·24 조치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간 논의가 이뤄질 경우 관건은 5·24 조치가 단행되게 된 원인이 된 천안함 피격 사건의 ‘정리’ 문제다.

우리 정부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이명박 정부 당시 요구했던 ‘천안함 폭침 책임 인정, 사과, 재발방지 약속’ 등 구체적인 사안은 현 정부에서는 공개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천안함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어 앞으로 남북이 이 문제를 풀어낼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5·24 조치를 논의할 수 있다는 대통령의 언급은 말 그대로 의제에 올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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