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팽목항 찾아 실종자 가족 위로…민생현장 방문도
새정치민주연합은 2일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세월호특별법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묘수 찾기에 부심했다.전날 새누리당과 세월호참사 가족대책위의 3차 면담마저 소득없이 끝나면서 뒷전에 물러나있던 야당의 ‘역할론’을 다시 부각하려는 모습이다.
우선 새정치연합은 최근 제안했던 여·야·유가족대표 간 ‘3자 협의체’ 구성을 새누리당에 다시 촉구하고 나섰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앞으로 여야와 가족대표가 3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종교계 등 사회 원로들이 함께 중재에 나서는 협의기구로 가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정식 사무총장도 교통방송 라디오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의 해법에 있어서 첫 실타래는 유가족과 여야의 3자 협의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를 통해 꽉 막힌 여야 원내대표 간 대화채널을 복원하고 논의를 진전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어제 국회의장과 만나 ‘세월호특별법이 잘 안 되면 의장께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고, 정 의장도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으로서는 최근 여당과 유가족 간 직접 협상 국면이 되면서 야당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 때문에 고민이 깊다.
이런 점에서 세월호법이 추석 이후에도 타결되지 않는다면 진도 팽목항에서 서울까지 릴레이 도보행진을 하는 ‘진실과 정의를 위한 대장정’ 프로그램 등 장외활동을 강화해 여권을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위원장이 이날 전남 목포와 진도를 방문해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호소한 것도 추석을 앞두고 이들의 상처를 보듬기 위한 측면도 있지만 세월호법의 조속한 제정 필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새정치연합은 ‘야당이 국회를 버렸다’는 비판여론을 의식해 장외활동을 ‘투쟁’보다는 ‘민생 챙기기’에 초점을 맞추고, 선별적으로 국회의사일정에도 참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사무총장은 “당의 기본 입장은 국회를 거부하거나 보이콧하는 게 아니라 최우선 과제인 세월호특별법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범계 원내대변인도 “특별법이 제1의 민생법이라는 현재 기조는 유지하되 ‘모 아니면 도’식의 전면적인 정기국회 거부는 아니다”면서 “사안별로 의원들과 소통하면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차원에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추석 연휴 전까지 상임위별로 다양한 민생 현장을 찾아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현장 민생투어’에도 나섰다.
이날 국회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금융노조 집행부를 만났고 3일엔 농림해양수산위 소속 의원들이 가락동 도매시장을, 4일엔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의원들이 사학비리 논란에 휩싸인 상지대를 각각 방문하는 등 새정치연합은 10개 민생투어 일정을 마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