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남북, 지혜 발휘해 대화 불씨 살려야”

전문가들 “남북, 지혜 발휘해 대화 불씨 살려야”

입력 2014-02-13 00:00
수정 2014-02-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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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 접촉에서 한미군사훈련을 둘러싼 이견으로 이산가족 상봉에 먹구름이 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북 양측이 지혜를 발휘해 대화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북 양측이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기 위해 앞으로 비공개 접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고위급 접촉에서 한미군사훈련의 연기를 강하게 압박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위급 접촉이 공개적으로 이뤄진 탓에 터놓고 얘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며 “비공개 접촉을 통해 일정 수준의 합의를 이루고 공개 회담에서 이를 공식화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한이 한미군사훈련과 이산가족 상봉 문제로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다”며 “이런 때일수록 이면적인 접촉을 통해 서로 양보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북한에 대해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한미군사훈련 ‘중지’에서 ‘연기’로 한발 물러선 만큼 정부도 약간의 양보를 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협의해 유연성을 보인다면 향후 남북이 이견을 절충하는 좋은 선례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남북관계의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주도적으로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려면 남북관계의 포괄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관계 개선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각종 현안을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위급 접촉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남북 대화를 위한 의미 있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접촉이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양측의 입장을 확인한 바탕 위해서 향후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데 활용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 소장도 “고위급 접촉이 열렸다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며 “북한은 이번 접촉을 통해 미국과 중국에 남북관계 개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효과도 어느 정도 거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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