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접촉, 진통 거듭…작별인사도 없이 결렬

남북 고위접촉, 진통 거듭…작별인사도 없이 결렬

입력 2014-02-13 00:00
수정 2014-02-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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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까지 14시간 마라톤협상에도 합의 도출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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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남북 고위급 접촉
판문점 남북 고위급 접촉 12일 판문점 우리측 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당국간 고위급 접촉에서 우리측 수석대표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오른쪽)과 북측 수석대표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주요 현안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은 12일 열린 고위급 접촉에서 포괄적인 현안을 놓고 기본 입장을 교환하는 탐색전에서 시작해 쟁점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를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가며 회담장인 판문점 평화의 집의 불을 밝혔다.

그러나 자정 가까운 심야까지 이어진 대화에서도 양측은 이산가족 상봉과 한미연합군사훈련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현격한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데 그치며 박근혜 정부와 김정은 정권의 첫 고위급 접촉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남북은 이번 접촉이 사전에 의제를 정하지 않고 시작한 만큼 수석대표간 대화를 갖기 전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전체회의를 계속하면서 서로 관심사를 설명하고 입장을 듣는 과정에 상당히 긴 시간을 할애했다.

지금까지 남북회담이 대개 첫 전체회의에서 미리 합의된 의제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설명한 다음 수석대표 간 접촉을 통해 개별 사안을 놓고 집중적으로 협의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진지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상호 관심사에 대해 남북이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얘기를 했다. 특별한 쟁점 없이 상호 관심사에 대해 경청했다”고 전체회의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오전 10시5분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은 양측은 약 1시간20분 뒤인 오전 11시23분에 1차 전체회의를 마감했고, 이어 점심을 한 뒤 오후 2시5분에 2차 전체회의를 시작해 2시간 동안 진행했다.

총 3시간20분여동안의 2차례 전체회의를 통해 ‘탐색전’을 마친 남북은 이후 약 3시간가량 정회하며 숨을 골랐다.

양측은 오후 7시15분부터는 약 20∼30분 동안의 수석대표 접촉을 2차례 연달아 가지며 본격적으로 쟁점 협의에 나섰다.

그러나 오후 9시45분 수석대표 2차 접촉이 끝날 때까지 남북은 이날 제기된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좀처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양측은 오후 11시35분 연락관을 통해 회의 종료에 합의했고, 자정을 10분 넘긴 시각에 북측 대표단은 판문점을 떠났다.

대개 남북회담 때 별다른 합의사항이 없더라도 종결회의를 열어 악수를 나누고 공식적으로 대화를 끝맺는 것과는 달리 이날 접촉은 상당히 차가운 분위기 속에 끝난 셈이다.

애초 이날 협의가 박근혜 정부 첫 고위급 접촉이라는 양측이 서로 의제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경청하는 선에서 특별한 합의 없이 일찍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전체회의에 이어 수석대표간 접촉이 잇따라 열리며 합의문 또는 공동보도문 도출에 대한 기대감이 한때 감돌았지만, 결국 접촉은 무위로 끝나고 말았다.

이날 접촉은 정부의 첫 남북 고위급 대화인 만큼 직접 참여한 우리측 대표단은 물론 이를 지원하는 외교·안보 당국자들도 접촉 진행 상황에 대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한 채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남북간 실무접촉이나 회담이 있을 때 빠짐없이 공개하던 양측 수석대표의 환담 내용조차 배포되지 않았다.

대화의 의제와 진행 경과는 물론 회담장의 대략적인 분위기까지도 당국자들은 철저한 함구로 일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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