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배상 요구 가능성에는 “상세 분석작업이 우선””일본의 안중근의사 범죄자 표현 대단히 유감”
정부는 3·1운동과 일본 관동(關東·간토) 대지진 피살자를 포함해 일제 강점시기의 피해자 명부가 새롭게 공개된 것과 관련, 19일일본 측에 우리 국민에 행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할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피해자 명부의 공개가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러한 자료에서 다시 한 번 나타났듯이 일본이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얼마나 나쁜 일을 했는가가 다시 한 번 나타난 것”이라면서 “그 점을 일본 측에서 잘 인식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번에 발표된 명부 내용이 사실로 확인되면 일본에 추가배상을 요구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방대한 자료이기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명부의 성격, 내용 등에 대한 상세한 분석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면서 “좀 더 정확한 내용을 확인해보고 검토하는 작업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는 추가적인 자료 검토가 마무리되고 나서 일본에 추가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번에 발표된 자료는 1953년에 작성됐고 한일회담에 활용하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일회담에 활용됐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정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이번 자료가 뒤늦게 발견된 데 대해서는 “주일대사관 내에 있었지만 워낙 오래된 자료여서 그런지 자료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6월에 주일대사관 이전 과정에서 발견, 7월에 서울의 외교부 본부로 보내졌고 8월에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됐다”고 자료의 이전 경위를 설명했다.
국가기록원은 이날 한국 정부가 1953년에 전국적으로 조사한 3·1운동과 일본 관동(關東·간토) 대지진 피살자 명부 및 일제 강제징병자 세부 명부 등을 새롭게 공개했다.
우리 정부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을 통해 징용 및 징병에 대한 배상이 포함된 청구권 자금을 일본 측으로부터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3·1 운동 피해자와 간토 대지진 피해자에 대한 배상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조태영 대변인은 일본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안중근의사를 ‘범죄자’라고 주장한 데 대해 “안중근 의사는 우리나라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치신 분”이라며 “이런 분에 대해 범죄자 표현을 쓰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역사를 겸허히 직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일본 제국주의 군국주의 시대에 이토 히로부미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일본이 주변국에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돌이켜보면 관방장관과 같은 발언은 있을 수 없다”면서 “일본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과거 제국주의 침략 역사에 대해 겸허히 반성하고 피해국 심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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