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민생에 매진하겠다” 언명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미(未) 이관 사태로 코너에 몰렸던 민주당이 ‘NLL(북방한계선)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새누리당의 집요한 대화록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대신 민생과 복지 문제를 앞세워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로 국정감사를 벼르고 있다.
다만 ‘칼자루’를 쥔 검찰이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릴지 모른다는 점에서 애써 가라앉히고 있는 정쟁의 불씨가 다시 번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 때문에 검찰 수사에 대한 대책 마련에도 부심하는 중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연일 국회를 정쟁의 늪으로 끌어들이지만 민주당은 민생에 매진하겠다”면서 ‘정쟁 대 민생’ 구도를 분명하게 했다.
전날에 이어 ‘대안적 비판자론’을 이틀째 강조하면서 경제민주화, 전월세 대책, ‘을(乙) 살리기’ 사업 등의 민생 문제에 천착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당 차원에서 동양그룹 부실 사태와 관련해 발빠르게 ‘동양그룹 피해자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피해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NLL이나 대화록 이야기는 그만 하고 이제는 복지와 민생을 이야기해야 할 때”라면서 “세제개편 등의 민생 현안을 주로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화록 수사로 야당의 숨통을 틀어쥔 검찰에 대해서는 미리 견제구를 던지며 파장 최소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날 문재인 의원이 “검찰은 정치를 하지 말고 수사를 하라”면서 자신의 소환을 스스로 촉구한 데 이어, 박기춘 사무총장도 이날 KBS와 평화방송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2009년 정치검찰의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성역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흠집내기 수사에 응하는 것이 문 의원이나 민주당에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문 의원의 검찰 출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김현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근 일련의 사건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질게 정치탄압했던 상황이 21세기에 다시 벌어지는 것이 아닌가라고 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서 맞붙었던 문 의원을 탄압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대화록 확인을 위해 국가기록원을 방문했던 열람위원들을 중심으로 비공개 위원회를 수시로 열면서 검찰의 수사 진행상황을 파악하고 관련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등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 앞서 대책을 논의하는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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