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결산국회 공방…與 “국회 의무” vs 野 “국조 물타기”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이번 주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면서 여야 대치 국면의 전환이 이뤄질지 주목된다.여야가 국정원 댓글사건을 둘러싸고 막판까지 첨예하게 맞서고 있기는 하지만, 그간 민주당 장외투쟁의 동력을 제공해 왔던 국정조사가 23일로 일단락되는데다 새누리당 요구로 결산국회가 소집되는 등 변화된 정치환경이 대화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당장 새누리당은 ‘8월 결산국회 소집요구서’를 지난 주 제출, 보름 넘게 장외투쟁 중인 민주당의 조기 등원을 압박하고 나선 상태다. “결산국회는 국회의 의무”라는 게 새누리당의 논리다.
민주당은 일단 새누리당에 의한 결산국회 소집에 대해 “국정조사를 물타기 하려는 의도”라고 규정하면서, 여당에 떼밀리는 형태로 여의도에 ‘회군’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는 하다.
따라서 당장 경색정국이 해소될 가능성을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18일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4주기를 맞아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만나는 것을 계기로 꽉 막힌 정국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겠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황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3자회동을 줄곧 주장해 온데다, 김 대표도 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이 여의치 않다면 3자회담까지는 수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여당인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결산국회와 정기국회의 순항을 위해선 제1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태이고, 민주당도 장외투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으로 복귀명분을 찾고 있는 상황인만큼 서로 절충점을 찾는 노력에 어느 때보다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도 하반기 국정운영의 최대 목표를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로 자리매김한 만큼 이를 위한 주요 입법과제의 국회 통과를 위해선 야당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 ‘청와대 회담 형식’에 신축성을 발휘할 개연성이 엿보인다.
다만 19일과 21일 국정조사 청문회를 두 차례 남겨놓고 있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의 증인채택을 계속 요구하면서 쟁점화할 태세인 반면, 새누리당은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국조 청문회 종료시점인 오는 23일을 전후로 여야가 장기 경색정국을 해소하기 위한 모종의 ‘출구전략’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기대섞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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