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기자, 녹취파일 전달의사 밝혔지만 안받아”…문자메시지 공개
새누리당이 28일 권영세 주중대사의 ‘집권 후 NLL(북방한계선) 대화록 공개’ 녹취파일이 유출된 것은 민주당의 절취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절취 용의자’로 지목된 민주당 당직자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이 당직자는 녹음을 했던 H 기자가 녹취파일의 존재를 거론하며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거부했다며 지난 25일까지 두 사람 간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앞서 새누리당 홍지만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이 확보한 녹취파일 100건은 월간지 H 기자가 휴대전화로 녹음한 것이며, 해당 기자가 휴대전화 교체 때 민주당의 K 당직자에게 새 휴대전화 단말기로 녹취파일을 옮겨달라며 맡긴 것이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K 당직자는 이날 국회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H 기자가 휴대전화를 교체했다며 구 휴대전화의 데이터를 새 휴대전화로 옮기는 과정에 내 휴대전화에 있는 외장메모리카드를 빌려준 바 있다”면서 “하지만 H기자는 이 외장메모리를 나에게 돌려주지 않고 그냥 가져갔고 아직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무슨 재주로 녹음파일을 가져올 수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그는 “대선 이후 H기자로부터 권 대사의 녹취파일 존재를 듣게돼 이를 달라고 최근까지 여러 차례 부탁했는데, H 기자가 이메일로 파일을 보내준다고 하면서 차일피일 미뤘다”면서 “(박범계 의원이 폭로한 전날인) 지난 25일 이 자료를 받게 되면 민감한 사안에 휘말리게 될 것 같아서 최종적으로 이를 거부했다”며 H 기자와 얘기를 나눈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9시37분 H기자는 K당직자에게 “먼저 올리셔야 저도 올려요^^”라고 보냈고, K당직자는 “됐다 관둬라 몇 달을 기다릴꼬”라고 답변했다.
이어 오전 10시4분에 H기자는 “오늘중 바로올릴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K당직자는 오전 11시50분 “H기자, 그거 올히지(’올리지’의 오타) 마라. 민감한 사안에 안 휘말릴려고”라고 답신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두 사람간 메시지에는 자료제공을 놓고 두 사람간 거래가 있었음이 드러나 있지만 ‘관련 자료’가 권 대사의 음성이 담긴 ‘녹취파일’임을 명시적으로 보여주는 단서는 없다.
K 당직자는 “새누리당이 계속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할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