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세력교체 ’친노·호남’지도부서 배제

민주 세력교체 ’친노·호남’지도부서 배제

입력 2013-05-05 00:00
수정 2013-05-05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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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의 주류화…당내 권력지도 재구성

민주당의 5·4 전당대회 지도부 선출 결과는 한마디로 전면적인 세력교체, 즉 당내 권력지도의 재구성으로 요약된다.

작년 4·11 총선과 18대 대선 때 당의 전면에 나섰던 친노(친노무현)·주류세력이 물러나고 비주류가 대신 당을 접수하게 된 것이다. 또 그동안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겨졌던 호남 출신 인사들도 지도부 입성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당의 세력교체는 김한길 신임 대표의 당선이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다. 김 대표는 그동안 당내 비주류의 좌장격으로 불려왔다.

그는 작년 6·9전당대회에선 친노 핵심인사인 이해찬 전 대표와의 당권경쟁에서 2위로 밀려나며 분루(憤淚)를 삼켜야 했다. 하지만 이번엔 친노·주류의 지지를 받은 이용섭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당권을 거머쥐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친노의 패배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후보 가운데 유일한 친노인사인 윤호중 후보는 10.11% 득표율에 그치며 7명의 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꼴찌를 기록했다.

신임 최고위원 가운데 조경태 최고위원은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고, 신경민 양승조 우원식 최고위원은 범주류에 속하지만 계파색이 엷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탈계파의 승리인 셈이다.

이에 따라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 출범 이후 한명숙-이해찬 대표를 연이어 배출한데 이어 대선 후보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당선시키며 명실상부한 당의 대주주 지위를 누려온 친노는 일단 당 운영에서 2선으로 물러났다.

이 같은 결과는 당내에 퍼져 있는 대선 패배 친노 책임론과 세력교체론 때문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이번 결과를 ‘친노 심판’으로 해석하는 기류가 강하다.

민주당 ‘텃밭’인 호남 지역의 인사들이 새 지도부에 한 명도 입성하지 못한 것도 ‘사건’이다.

광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용섭 후보는 지역연고가 겹치는 강기정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이루며 막판 역전극을 노렸지만 수도권 출신인 김 대표의 대세론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호남 출신 인사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신경민 신임 최고위원은 전주 출신이지만 지역구가 서울 영등포을 지역이고, 조경태 최고위원은 부산 사하을, 양승조 최고위원은 충남 천안, 우원식 최고위원은 서울 노원을이 지역구다. 호남 출신으로는 유성엽(전북 정읍) 후보가 있었지만 당선되지 못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격전지로 여겨지는 수도권 및 충청권의 수성 및 공략을 위해 이들 지역의 인사들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에 당 지도부 경선에 출마한 호남출신 인사들이 당선자들에 비해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민주당의 당심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인 것이다.

호남 출신 인사들이 민주당 지도부에서 배제됨에 따라 호남지역에서 다시 불기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안풍’, 즉 안철수 바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미 호남지역을 대상으로한 일부 여론조사에선 모습도 드러내지 않은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가 민주당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 의원은 오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즈음해 광주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호남 민심이 또다시 ‘안풍’으로 요동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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