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창조 경제’를 위한 현장 학습을 거듭하고 있다. 26일에는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 회장을 만났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 미국 테라파워 회장을 접견했다. 박 대통령이 세계 정보기술(IT)과 벤처 창업의 선구자 들을 잇따라 만나는 것은 스스로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목적도 있지만, 창조 경제의 ‘주체’들에게 ‘롤 모델’을 제시하는 동시에 선구자들을 통해 창조 경제를 입체적으로 설명하려는 측면도 있다.

앞서 빌 게이츠 회장을 만났을 때 “제가 ‘이 시대에 우리가 필요로 하는 인재 모델로서 게이츠 회장님 같은 분이 계시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오늘 뵙게 돼서 기쁘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박 대통령은 페이지 회장에게 “기존의 시장을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경제성장을 이루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된 것 같다”며 창의력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세계 시장에서 한국 스마트폰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데 구글과의 협력이 큰 원동력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구글과 한국 기업이 협력관계를 잘 이뤄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을 참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구글의 스마트폰 OS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는 협력관계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구글로서도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 영역이) 확대되는 그런 계기가 될 것 같다. 구글과 협력을 통해 좋은 일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페이지 회장은 “감사합니다”라고 한국말로 답례했다. 박 대통령은 “일정을 보니 새벽에 도착해 바쁜 일정으로 온종일 보내고, 저녁에 출국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구글은 창의력을 계발하라고 직원들에게 여가를 많이 주는 회사로 알고 있는데 회장은 예외인 것 같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자아냈다.

페이지 회장은 청와대 방명록에 ”이곳에 오게 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라고 적었다. 접견에는 우리 측에서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최순홍 미래전략수석 등이 배석했다. 페이지 회장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해 OLED·LCD 생산시설을 갖춘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을 둘러봤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그룹 수뇌부와 오찬을 하며 양사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