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후보, 긍정적 에너지 당에서 흡수해서 같이 가야”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말했다.이날 오전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된 그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전 후보가 추구했던 새 정치의 희망은 아직 끊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그 에너지를 당에서 흡수해서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전당대회 시기는.
▲비대위에는 비상이란 말이 들어가 있듯이 정상이 아닌 상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전대는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비대위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가능한 한 오늘 내로 결정을 내려서 내일 중에 발표하겠다.
--2005년 당 의장을 맡은 후 8년 만에 다시 지도부 맡게 됐는데, 그때와 비교해보면 소감은 어떤가.
▲그때나 지금이나 당에 대한 생각, 당이 어떻게 됐으면 하는 바람, 소명, 사명감은 거의 같다. 당시에는 여당이었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의 성공적 수행을 지원하는 입장이 컸고, 지금은 두 번의 큰 선거에서 진 다음에 나락에 떨어진 당의 존폐 운명의 위기에서 어떻게 하든지 작은 힘이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명감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의총에서 문재인 전 후보가 나와서 당 개혁을 이끌고 마무리해줬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는데, 문 전 후보가 다시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뜻인지.
▲대선 패배의 책임이 후보에게 있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다만 그 책임이 결정적인지 아닌지, 당의 책임이 없는지는 대선 평가에서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문 전 후보는 정치 혁신의 바람을 타고 안철수 바람과 함께 떠서 전국을 누비며 선출됐다. 문 후보가 추구했던 새 정치의 희망은 아직 끊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긍정적 에너지를 소홀히 한다거나 무시한다거나 산술적으로 간단히 계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에너지를 당에서 흡수해서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비대위에서 외부 세력은 참여하나.
▲그렇다. 당이 자기들끼리 만찬을 즐기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언제든지 새로운 세력을 당에 자꾸 보충하면서 진로를 모색하고 당론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정해져야 생각한다. 안철수 전 후보 측과의 연대는 비대위에서 결정하겠다.
--박 당선인 인수위 출범 이후 윤창중 대변인 등 인선이 문제가 된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하지만 당연히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 구체적 인사 문제 판단은 공개적으로 할 것은 아니지만, 대통합에 맞는 인사인가 하는 의심은 있다.
--전대 경선 룰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
▲전대 룰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이번 전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당의 정체성을 놓고 전체가 다 참여해서 끝장 토론을 하듯이 결론을 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경선 방법이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철저히 토론해서 고칠 것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선평가위원장은 당내외 어느 쪽으로 보나.
▲대선평가를 철저히 하려면 외부 인사가 와서 객관적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지만, 당내에서 뼈저리게 몸으로 느낀 쪽의 생각도 분명히 있다.
--박 당선인에 대해 ‘균형잡힌 리더’라고 평가한 적 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박 당선인은 내가 당 대표 시절 상대 당의 대표였다. 내가 박 당선인에게 신의와 성실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얘기하면서,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이란 얘기를 처음으로 했다. 그 뒤로 박 당선인이 그 말씀을 많이 하더라.
박 당선인을 아직도 믿는다. 민생과 대통합의 방향만 잡고 간다면 반대할 이유 없다. 그러나 말만 그렇게 하고 실제로는 말도 안 되는 인사만 한다면 도와줄 길이 없다. 강자, 이긴 자, 가진 자가 먼저 손을 내밀고 통합의 길을 만들어야 야당, 진 자, 뺏긴 자도 동참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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