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당선인의 리더십, ‘메르켈+α?’

박근혜 당선인의 리더십, ‘메르켈+α?’

입력 2012-12-24 00:00
수정 2012-12-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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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직후 향후 국정운영 구상에 몰두하고 있는 가운데 박 당선인이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에서 어떤 점을 벤치마킹할지 주목된다.

박 당선인은 대선 캠페인 내내 메르켈 총리를 예로 들며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강조해왔다.

특히 자신의 자서전에 “메르켈 총리가 추구하는 경제정책이나 외교정책의 노선이 내가 추구하는 것과 비슷하고 둘 다 보수정당의 당수라는 점, 그리고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마음이 잘 통하는 것 같다”고 쓴 적이 있다.

박 당선인이 다른 어떤 나라의 지도자에 비해 메르켈 총리와 각별한 친분이 있다는 점은 이미 익히 알려져 있다.

여야간 ‘해석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박 당선인이 지난 8월20일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공식 확정됐을 때 메르켈 총리는 독일 집권 기민당 당수 자격으로 축하 서한을 보낸 적도 있다.

이처럼 두 사람의 공통점이나 관계 등에서 비춰볼 때 박 당선인은 유럽의 성공한 여성지도자인 메르켈 총리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이 조명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을 요약하자면 ‘화합과 통합’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문가들은 메르켈 총리가 동서독 통일 이후 정치적 불안이 지속되던 독일에서 야당인 사민당과의 대연정을 통해 진보의 가치를 흡수하면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한 점을 리더십의 첫번째 장점으로 꼽는다.

동독에서 성장한 메르켈이 집권했을 때 서독에 대한 차별화가 우려됐지만 동서독 간의 통합, 즉 내부 통합을 이끌어낸 것과 국내에만 그치지 않고 유럽 전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도 메르켈 리더십의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인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메르켈 총리처럼 박 당선인이 남북 갈등, 좌우 갈등, 동서 갈등 등에서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기 바라고,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국제 정치를 주도하는 글로벌 리더십도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의 특징들은 박 당선인의 공약에도 상당 부분 녹아 있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국민대통합을 최대 기치로 내걸었고, 기존 보수정당 후보와는 달리 많은 공약에서 경제민주화와 복지 확대를 약속했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나 공약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실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 박 당선인이 직면한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주변 인사 가운데 ‘독일통(通)’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최근 한 중앙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양극화 문제를 해소해 사회가 조화롭고 안정적인 방향으로 가는 것을 보여줘야 2030세대의 반감도 해소할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통합의 요소를 정책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최진 소장도 “부가 집중되지 않고 서민이나 중산층에게도 분배가 잘 되는게 경제민주화인데 독일 경제는 상중하가 모두 탄탄하다는 점도 박 당선인이 배울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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