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일본 향해 할말 모두 다해”

당국자 “일본 향해 할말 모두 다해”

입력 2012-09-29 00:00
수정 2012-09-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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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연설통해 日맹비난..”누구나 위안부 문제란 것 알 것”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제67차 유엔총회에서 한 기조연설은 ‘반성 없는’ 일본을 향해 가장 높은 수준의 비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장관은 연설에서 ‘무력분쟁 하에서 여성에 대한 성폭력 근절 문제’, ‘전시 성폭력’이란 표현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면서 피해자 구제와 배상, 가해자 처벌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과 ‘위안부’란 단어만 적시하지 않았을 뿐 누가 보더라도 일본에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반성’과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한 것임을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김 장관이 구체적으로 ‘전시 성폭력은 심각한 인권 침해이자 인간의 존엄성과 고결함에 대한 모욕”이라고 규정한 것은 ‘보편적 인권’ 문제를 공식 제기해 일본의 ‘파렴치’를 다시 한번 만천하에 알림으로써 국제여론과 공조해 일본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우리 정부는 유엔 무대에서 위안부 문제를 어떤 형태로든 거론한다는 방침하에 용어 선택에 고심하다가 결국 ‘전시 여성의 인권 문제’보다 더욱 강력한 ‘전시 성폭력’을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전시 성폭력’이란 용어는 전쟁 피해 문제를 지속적으로 논의해 온 유엔 무대에서 익숙한 용어”라면서 “우리 정부가 거론했을 때 일본군 위안부라고 이해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올바른 역사인식’과 ‘과거의 잘못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 등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상당 부분을 할애해 일본 측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일본 측의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주장’에 대해서도 “국제법 절차와 법치주의를 남용해서는 안된다”면서 일본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정부 당국자는 “다자무대에서 특정국가를 적시하지 않는다는 외교적 관행을 고려했지만 일본에 하고 싶은 말은 모두 다 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가 ‘한국’을 적시하지 않으면서도 우리 정부를 겨냥한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과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를 직접 거명한 중국과는 다소 차이가 난다.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댜오위다오는 중국의 고유영토로 일본이 이를 훔쳤다”며 비난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중국이 다자무대에서 이례적으로 특정국가를 적시하며 비난 수위를 높인 것은 중국 지도부의 강력한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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