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원명부 유출 전전긍긍… 누구의 손에?

새누리 당원명부 유출 전전긍긍… 누구의 손에?

입력 2012-06-15 00:00
수정 2012-06-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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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만 열람 가능한 내부자료..황우여 “엄중한 내부감찰 중”

새누리당의 220만명 당원명부 외부 유출이 당내 일파만파의 충격을 던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를 통해 이 모 전문위원이 당원들의 이름ㆍ주소ㆍ전화번호 등 신상이 담긴 명부를 문자발송업체에 팔아넘긴 것으로 파악되자 당 관계자들은 “도대체 있을 수 없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다”고 당혹해했다.

황우여 대표는 이날 비박 경선주자 대리인들과의 조찬회동 후 기자들에게 “사실 조사를 치밀하게 하고 있다”며 “정확한 유출 경위와 전말에 대해 당내 엄중한 내부 감찰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전ㆍ현직 지도부의 사퇴론이 언급됐다”는 질문에 “사실이 다 밝혀지면 응분의 모든 일(조치)들이 일어날 것”이라고 답해 문책을 시사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긴급 실국장회의를 주재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고위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부감찰로 당내에 공모자가 있는 지 찾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원명부는 당의 기밀자료나 다름없다. 당 지도부나 당원관리를 맡고 있는 조직국의 직원 정도가 데이터베이스 접근이 가능하다.

우선 외부로 새어나갈 경우, 총선 같은 전국선거에 앞서 당의 후보선정을 위해 실시되는 당내 경선이나 여론조사가 불공정하게 이뤄지거나 왜곡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4ㆍ11총선 공천을 앞두고 지역구별 경선에 대비하던 상당수 후보들은 “현역 의원에게는 당원명부가 있는데 우리는 없어 선거운동을 못하겠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역구 당원분포를 아는 후보는 일일이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거나 여론조사에서 호의적 답변을 부탁하는게 가능해진다. 공략 포인트를 파악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니 사실상 ‘게임 끝’이라는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특정 지역구의 당원명부를 알려달라는 전화 요구가 빗발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이런 경선결과는 공천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번 명부유출이 더더욱 심각한 이유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벌어졌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 명부가 야권에 넘어가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A회사의 고객명부가 경쟁사인 B회사로 넘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라고 말했다.

야당이 새누리당 당원들을 상대로 일대일 설득작업을 하고, 이것이 대선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아직 가공의 시나리오일 뿐이다.

그러나 단순히 문자발송업체가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용도를 뛰어넘어 얼마든지 ‘정치적으로’ 쓰일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결국 내부감찰과 더불어 220만명 당원명부가 최종적으로 누구의 손에 들어갔는 지를 알아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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